BMW 마케팅 핵심은 "즐거움과 진정성"[수입차, 마케팅을 말하다②]
골프 후원은 '즐거움', 드라이빙센터는 '진정성' 강조
'BMW 최초 시도' 공격적으로 실행해
"이제 '즐거움' 넘어 '설렘' 주는 마케팅 할 것"
[편집자주] 국내 수입차 시장은 1987년 개방 이후 줄곧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2000년대 초반 연간 2만대 규모였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27만대 규모가 됐다.
그러나 올해 수입차 업계 분위기는 지금까지와 확실히 다르다. 2022년 28만대를 넘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례 없는 시장 위축 속 수입차 브랜드는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뉴시스는 국내 주요 수입 브랜드의 대표부터 임원, 실무자까지 다양한 마케팅 인력을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고민과 목표를 들었다.
[서울=뉴시스]안경무 이창훈 기자 = "BMW 마케팅의 중심에는 '즐거움'이 있다. 즐거움이야말로 BMW가 고객들에게 전하려는 핵심 가치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BMW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석재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장(이사)는 "BMW는 타면 탈수록 즐거운 차"라고 강조했다.
2007년 입사한 석 팀장은 광고와 디지털 마케팅, 이벤트, 상품 기획 등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지금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어떻게 하면 BMW가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것인가'하는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골프부터 드라이빙 센터까지…한국 사업 '진정성' 강조
석 팀장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라이프스타일 활동을 찾아보니 바로 골프였다"며 "BMW가 골프 후원을 하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고객 접점도 더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BMW는 이 대회를 신차 홍보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도 하지만, 이보다 고객에게 '즐거움' 그 자체를 주는 데 주력한다.
석 팀장은 "이 대회를 통해 한국의 수많은 골프장을 돌며 멋진 자연 경관을 전 세계 골퍼들에게 보여주려는 의의도 있다"며 "BMW는 한국 선수들에게 한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 참가를 독려하는 한편,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건립 10주년을 맞은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도 BMW 한국 사업의 '진정성'이 잘 녹아있는 상징물로 통한다.
2014년 7월 개장한 이 드라이빙 센터는 트랙과 고객 체험 시설을 한 곳에 보유한 BMW그룹 유일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다. BMW그룹에서 아시아 최초이자 독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건립한 드라이빙 센터이기도 하다.
'오감' 통해 'BMW 럭셔리' 체험…엑설런스 라운지도 운영
2018년부터 진행 중인 'BMW 엑설런스 라운지' 행사도 이런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BMW 엑설런스 라운지는 'BMW 엑설런스 클럽' 멤버와 'BMW 럭셔리 클래스(i7, 7시리즈, X7, 8시리즈, XM 등 BMW의 플래그십 모델 라인업)' 모델 출고 대기 고객 및 잠재 고객에게 BMW만의 특색 있는 문화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 공개한 BMW 엑설런스 라운지에선 뷰티, 공예, 차(tea), 예술, 스포츠 등 고객 관심도가 높은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전문가 초빙 클래스를 진행했다.
또 럭셔리 클래스 모델과 관련해 '촉각'을 주제로 만든 예술 작품도 전시하고 도슨트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 BMW는 '오감' 시리즈로 매년 주제를 바꿔가며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석 팀장은 "고객이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촉각으로 느끼는 '오감'을 통해 BMW가 추구하는 럭셔리가 어떤 것인지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에 치우치지 않는 '여심 잡기'로 브랜드 확장
앞서 2022년 BMW는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내면의 우아함과 강인함'을 강조하는 브랜드 캠페인 '본 볼드'를 진행했다. 이는 일반 가정의 차량 구매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을 갖는 것이 '아내 의견'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석 팀장은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남성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이 있다"며 "이는 성장 허들이었기 때문에 특정 젠더(남성)에만 치우치지 않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계속 심어주려 했다"고 밝혔다.
BMW의 이같은 마케팅 활동들은 실제 여성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위기의 수입차 불구, BMW '남다른 존재감' 비결은?
그는 "먼저 시도하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최근에 보여줬던 활동들이 판매 유지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수입차 중 유일하게 부산모빌리티쇼에 참가한 것도 이런 리더십의 결과"라고 밝혔다.
석 팀장은 "고객들과 늘 소통하고 진정성 있게 상생하는 것이 BMW 브랜드의 주 목적이라는 사실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 BMW는 고객 소통을 지속하기 위해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때에도 크고 작은 첫 시도들을 아끼지 않았다.
2020년 5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월드 프리미어를 비대면 행사로 열었고, 자동차 극장과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활용해 끊임없이 비대면으로 신차를 소개했다.
같은 해 12월 창립 25주년 행사로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비대면 콘서트까지 열었다.
당시 이 콘서트는 BMW 고객들이 호텔 객실에서 콘서트를 볼 수 있도록 기획해, BMW의 즐거움과 진정성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코로나가 엄중하던 시절에 수입차 업계에선 꿈도 꾸지 못할 마케팅이기도 했다.
석 팀장은 "BMW가 고객에게 이제 '즐거움'을 넘어 '설렘'을 주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이제 즐거움을 넘어 고객에게 설렘을 주려 한다"며 "이를 위한 제품이 이미 준비됐고, 곧 출시될 것이다"고 밝혔다. BMW 특유의 기술력과 연결성(커넥티비티)를 모두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와 더 설레는 시간을 만들겠다는 것이 석 팀장의 포석이다.
석 팀장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 BMW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 지 지켜봐 달라"며 "18년 경력의 마케팅 팀장으로 이제 또 한번의 도전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hun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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