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본사와 문 닫는 가게, 커피전문점 '호황 뒤 함정'

김하나 기자 2024. 7. 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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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국내 커피 시장 호황
고급·저가 가릴 것 없이
성장세 보이고 있는데
그러나 이면에 함정 있어
폐업률 상승하고 있는 것
불경기 속에서도 국내 커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침체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 오래인데, 소비자의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소비가 줄지 않는 품목이 있다. 다름 아닌 커피다.

앱ㆍ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ㆍ리테일ㆍ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10곳의 결제추정금액은 2조926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96억원) 대비 13.0% 증가했다(표➊).[※참고: 조사 대상은 스타벅스ㆍ투썸플레이스ㆍ할리스커피ㆍ공차ㆍ메가커피ㆍ컴포즈커피ㆍ이디야커피ㆍ빽다방ㆍ매머드ㆍ더벤티 10곳이다.]

먼저 고급 커피전문점 4곳(스타벅스ㆍ투썸플레이스ㆍ할리스커피ㆍ공차)의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1조7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498억원) 대비 12.0% 증가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전문점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저가 커피전문점 6곳(메가커피ㆍ컴포즈커피ㆍ이디야커피ㆍ빽다방ㆍ매머드ㆍ더벤티)의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1조19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5억원) 대비 14.0% 늘었다. 2021년 31.0%였던 저가 커피전문점의 시장점유율(결제추정금액 기준)이 2024년 41.0%로 상승한 것만 달라졌을 뿐(표➋), 전체적 관점에서 커피 시장은 성장했다.

당연히 커피전문점의 실적도 증가세를 타고 있다.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이 3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124.1% 늘어났다.

또 다른 저가 커피전문점 컴포즈커피는 매출(889억원)과 영업이익(367억원)이 같은 기간 20.5%, 47.0% 증가했다. 두 브랜드는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3%에 달했고, 메가MGC커피 역시 1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지금이 커피전문점을 창업할 적기일까. 함정이 있다. 표면적으로 커피전문점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 건 맞지만, 폐업률은 되레 상승했다. 서울시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한 커피전문점 수는 868곳으로 전년 동기(797개) 대비 8.9% 증가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2년 새 57.0% 늘어났다. 서울시가 2019년 1분기 상권 정보를 공개한 이래 최다 폐업 수다(표➍).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창업하더라도 '위험도'는 다르지 않다. 일례로 저가 커피전문점 가맹본사가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 가맹점에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가맹본사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상품의 원가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고 수익을 남긴다. 가맹본사가 높은 마진율을 기록한다는 건 그만큼 가맹점이 높은 원가를 부담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실제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뽐낸 컴포즈커피와 메가MGC커피의 가맹점도 함께 웃었는지는 짚어볼 문제다. 커피 시장을 호황이라고 보기엔, 함정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애 인천대(소비자학) 교수는 "폐업하는 커피전문점이 숱하지만 누군가는 또 커피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창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뚜렷한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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