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작물 심으라더니”…3년 연속 침수
[KBS 대전] [앵커]
최근 잇따른 집중호우로 충남 부여의 시설 재배단지들이 3년 연속 큰 수해를 겪고 있습니다.
정부의 쌀 수급 정책에 따라, 많은 벼 농가들이 밭 작물 재배로 바꾸는 상황에서 정작 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은 여전히 벼 농사를 기준으로 적용되다 보니 쉽게 물에 잠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연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집중호우에 온통 물에 잠겨버린 비닐하우스.
잔뜩 물을 먹은 수박들이 허옇게 썩어가고 있습니다.
충남 부여군 일대 비닐하우스 2천여 동이 같은 처집니다.
침수 피해가 벌써 3년째 계속되면서, 이젠 복구란 말도 무색합니다.
[조남준/수박 재배 농민 : "해마다 이렇게 물이 들어오다 보니까 농사를 못 지어먹어요, 이제. 여름농사는 거의 포기해야 하는 그런 입장(입니다.)"]
시간당 60mm가 넘는 집중호우도 문제지만, 주민들은 인근 배수장의 배수처리 능력을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
기존의 논을 개간해 시설 하우스를 지었지만, 배수 용량이나 기준은 여전히 벼 농사에 맞춰져 있습니다.
벼는 70cm까지 물에 잠기더라도 24시간 안에 물이 빠지면 수확량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수박이나 멜론은 물에 한 번 잠기는 순간 상품성을 잃게 됩니다.
[송용섭/수박 재배 농민 : "왜 하우스를 하냐? 벼만 심으라고 했잖냐, 하우스 보상을 우리는 못한다, 그렇게 해서 (농어촌공사랑) 여러 번 다투었어요."]
정부가 벼 대신 대체작물 재배를 권고하면서 밭농사 비중은 커졌지만, 관리가 까다로운 밭농사를 위한 배수 관리는 이를 못따라 가는 실정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런 문제점을 이미 파악하고, 관련 설계기준을 차례로 바꾸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충남 지역의 시설 재배가 활성화 된 지 30년이 가까이 된 상황인 만큼 변화된 농작물 재배 현실에 맞는 배수관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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