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인터넷 영토 확장, 다음 타깃은 ‘검색’과 ‘뉴스’
챗GPT와 미드저니, 감마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업무에 AI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생성형 AI 서비스가 얼마나 일상적으로 쓰이는지 살펴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2월 14~15일 전국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이용하는 플랫폼이 무엇이냐"고 모바일 설문조사(복수 응답)를 실시한 결과 1위는 네이버(87%)였고 유튜브(79.9%)가 뒤를 이었다. 챗GPT는 17.8%로 8위에 그쳤다.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관심에 비해 아직 일상에서 사용은 그리 활발하지 않은 것이다.
생성형 AI 맹점 파고든 '퍼플렉시티'
챗GPT가 실생활에서 외면받는 원인은 뭘까. 우선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속도가 느린 데다, 최신 뉴스나 정보 검색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크다. 또한 생성형 AI 서비스는 대부분 문서 생성이나 그림·영상 제작 등 콘텐츠 작성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대중적 사용이 많지 않다. 이처럼 사용 빈도 측면에서는 아직 인터넷 포털 검색이나 뉴스 서비스에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다.
퍼플렉시티는 이 같은 생성형 AI의 맹점을 파고들었다.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출처를 표기해주고, 이와 관련된 이미지와 유튜브 동영상도 함께 찾아줘 검색 서비스 품질이 높다. 또한 퍼플렉시티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용자 프롬프트(prompt)를 증강해 더 나은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 같은 '검색증강생성(RAG)' 기능 덕에 최신 사안을 질문해도 답변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검색 과정에서 퍼플렉시티 자체 모델 말고도 오픈AI, 앤스로픽 등 다른 LLM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미지 생성 기능을 사용할 때는 달리3, 스테이블 디퓨전, 플레이그라운드 등 외부 모델을 택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라는 플랫폼에서 여러 LLM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셈인데,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한데 묶은 포털과 닮은꼴이다.
거대 포털, AI 혁신 없으면 사라질 터
생성형 AI의 사업 영역은 사용자 니즈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새로운' 기능을 넘어 검색과 뉴스, 미디어, 쇼핑 등 기존 포털 기업이 선점한 '전통' 인터넷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당장 통계에 잡히진 않았지만 AI 기반 검색 서비스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며 착실히 발전하고 있다. 물론 국내외 검색시장 선두 주자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큐(Cue:)'라는 AI 검색 기능을 도입했고, 구글은 'AI 오버뷰'로 검색 서비스 편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AI 스타트업의 도전에 대응하는 수비적 전략으로 보인다. 구글, 네이버 같은 거대 포털도 AI 기술을 활용해 검색 서비스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마치 미국 야후, 라이코스, 알타비스타나 한국 엠파스, 심마니와 같이 검색엔진 시장을 선점했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업처럼 말이다.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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