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배용준 역할 원래 내 것…광고 많이 찍었을 텐데, 후회"

배우 이종원이 연이은 악역 연기로 '배신의 아이콘'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STORY 예능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이종원이 게스트로 출연해 과거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서 모자 호흡을 맞춘 배우 김수미와 재회했다.

이날 이종원은 "내게 가장 추억이 깃든 드라마가 뭘까 생각해보니 첫 번째로 '젊은이의 양지'가 떠오르더라. 30년 만에 어머니와 만나는 거다. 어떻게 보면 귀향"이라고 말했다.

'젊은이의 양지'는 최고 시청률 62.7%에 빛나는 1990년대 대표 명작 중 하나다. 이종원은 본래 배용준이 연기한 석주 역으로 캐스팅 제의받았으나 광고 속 스포츠맨 이미지를 바꾸고자 스스로 악역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종원은 "내가 그때 배용준이 한 역할을 했으면 이미지도 좋아지고 광고도 찍고 얼마나 편했을지. 내가 '젊은이의 양지'를 찍고 식당에서 소금도 맞아봤다. 재수 없다고 하더라"며 후회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신의 아이콘'이란 수식어를 안겨준 '청춘의 덫'에 대해선 "원래 캐스팅을 받은 건 전광렬이 연기한 영국 역이었다. 그땐 결혼 전이라 그 작품을 피하고 싶었는데 꼭 출연해줘야겠다며 다시 연락이 온 거다. 원래는 착한 역할이었는데 대타로 들어간 게 악역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종원은 "배우로서 내게 남은 별명은 두 개다. 배신의 아이콘, 불륜의 아이콘. 처음 본 여자가 내게 쌍욕을 할 정도였다. 배우 생활하면서 배신자 역할을 한 건 3편 정도였는데 사람들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았더라"고 자조했다.

이종원은 동료 배우 심은하에 대해 "강력한 경쟁자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왜 심은하인지 알겠더라. 대본에 '오른쪽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걸 진짜로 해낸다"라며 "그걸 보면서 오히려 승리욕이 생겼다. 나보다 어리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1969년생 이종원은 1988년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방영한 MBC 드라마 '짝'에서 김혜수와 호흡을 맞췄다. 이후 '젊은이의 양지' '맨발의 청춘' '청춘의 덫' '꼭지' '불어라 미풍아' '신사와 아가씨' '우당탕탕 패밀리'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 중이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