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판교신도시'나온다···정부 1.1兆 투입해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김민경 기자 2024. 7. 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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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3일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
카인드 지분 투자 허용 비중 늘리고 대주주 참여 유도
민관협력 통해 수익 높은 개발사업 패키지 수주 강화
尹방문한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1호 프로젝트로
카인드와 도로공사, SK에코플랜트 등이 개발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전경. 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서울경제]

정부가 공공기관인 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를 필두로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이제까지 민간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사업은 대부분 단순 도급 계약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정책금융을 통한 해외 투자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성이 높은 건설 전 분야 패키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의 '시행자'가 되어 기획·개발, 금융조달 및 시공, 운영·관리 등 사업 전 단계를 실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 뿐 아니라 발전사, 도로공사, 기자재 업체, 금융회사 등 사업 전반에 걸친 수주가 가능해 전·후방 파급 효과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자흐스탄 최대도시인 알마티 순환도로 사업이다. 알마티시 외곽을 연결하는 총 길이 66km 순환도로를 카자흐스탄 정부와 우리 기업이 협력해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8년 입찰 당시 민간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와 도로공사, 튀르키예 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지난해 6월 개통식 이후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 및 관리(O&M)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공기업(카인드·도로공사)과 민간(SK에코플랜트)이 원팀을 구성해 해외 패키지 사업을 수주한 첫 사례로, 특히 공사를 조기에 끝마쳐 투자 수익성을 높인 한편 우리 기업의 도로건설 기술과 사업관리능력을 해외 발주처에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기업의 해외수주는 도급사업 중심에 머무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 간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한 도급사업은 전체 수주 비중의 94.7%에 달한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해외 도급사업의 수익률은 3~5%, 투자개발사업은 10% 이상"이라며 "해외건설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건설 전 분야 패키지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상위시장인 해외 투자개발사업 진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공+민간 동반진출 사업 예시/자료=국토교통부

정부는 우선 정상외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전략 국가 및 프로젝트를 선정 후 매년 투자개발사업 지원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예컨대 철도공사와 도로공사, 공항공사, 주택공사 등 전문 공공기관이 민관합동 진출 전략을 새로 수립해 민간 연계방안 등을 마련하고, 초기부터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자문 등 노하우를 지원해 진출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해외 투자개발사업' 내용을 반영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공공의 투자개발사업 참여 촉진을 유도할 계획이다.

투자개발 전문 기관인 카인드의 기업 지원 기능도 강화한다. 우리 기업이 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카인드의 지분 투자 비중을 기존 최대 30%에서 50%로 확대하고 대주주로서 참여를 허용키로 했다. 아울러 카인드의 투자요건도 개선해 현행 '시공 수주' 위주에서 '기자재·차량 등 유관산업의 동반진출 효과' 등을 투자시 함께 고려하도록 한다.

개발 사업의 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의 유·무상 ODA(공적개발원조) 연계와 함께 정책금융, 리스크 관리 등 '정책 패키지'도 지원한다. 상업성이 없어 민간기업이 나서지 못하는 공공인프라 등 분야에는 공적 자금(ODA·EDCF)을 투입하고, 수익성이 높은 부지개발이나 주택, 상업시설 등은 우리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 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해외 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 투자개발사업을 지원하는 PIS 2단계 펀드를 신규 조성하고, 전략 프로젝트에 대해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대출·보증)도 연계 추진키로 했다.

방글라데시 메그나 대교 프로젝트 위치도.사진 제공=국토교통부

연내 투자개발 선도 사업도 발굴한다. 코이카와 수출입은행, 카인드 등 실무기관 간 협의체를 결성하고 투자 검토 사업과 정책자금 지원 후보사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과 방글라데시 메그나 대교(9억 달러), 라오스 공항 사업(4억 2000만 달러)이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외교 성과인 '박닌성 동남신도시'는 도시 수출 1호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공공기관이 사업을 발굴하면 민간 기업이 지분을 투자하고 수주를 추진하는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의 일환이다. 김 국장은 "앞으로 정상순방 등을 통해 외교 후속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개발 전략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르면 내년부터 건설사들의 '역량'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인 시공능력평가에 해외 투자개발사업 실적을 포함키로 했다. 아울러 건설·투자 뿐 아니라 IT·스마트팜·제조업 등 타 산업 분야와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공동 수주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고부가가치 상위시장인 투자개발사업 분야 진출을 확대할 시점"이라며 "민관합동 선단형 수주를 통해 K-신도시 수출 등을 활성화하고, 국정과제인 2027년 해외건설수주 500억 달러 달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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