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소속 케네디 후보, 트럼프 지지하고 자리 받는 방안 논의”

건강·의료 문제 총괄하는 직책 놓고 협상
백신 비판 전력에 트럼프 측 우려···합의 불발

오는 11월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건강·의료 문제를 총괄하는 자리를 받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화는 지난 13일 일어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몇 시간 뒤에 이뤄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우려로 합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WP 인터뷰에서 “난 어느 정당 소속이든 만성적인 질병의 유행을 끝낼 방법과 어린이 건강에 관해 대화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더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한테 연락했다는 점에서 그를 매우 존경한다. DNC에서는 지난 18개월간 누구도, 높든 낮든,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내 선거를 방해하려고 수백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선거하고 있다”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후보를 모두 아는 사람이 지난 13일 밤 케네디 주니어에게 연락했다. 케네디 주니어가 대화 의향을 밝히자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가 케네디 주니어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두 후보는 케네디 주니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내각이나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자리를 맡는 방안을 논의했다. 케네디 주니어가 중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안도 상의했다. 두 후보는 케네디 주니어가 건강·의료 문제를 총괄하는 자리를 맡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 일부는 백신을 열렬하게 비판해온 케네디 주니어를 그런 자리에 앉히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런 합의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동안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금까지 대부분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15% 미만의 지지율을 나타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양측의 표를 비슷하게 잠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