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위 사실상 확정…펠로시도 “지지”
펠로시, 대선 ‘잠룡’도 지지하며 결집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하루 만인 22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지위를 사실상 확정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필요한 민주당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대선 ‘잠룡’들도 일제히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A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민주당 대의원 과반 기준인 1976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해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 민주당은 8월 1~7일 사이에 대의원들의 표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규칙위원회는 24일 회의를 통해 주별 대의원들의 온라인 호명투표 날짜를 정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전날까지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이날 “해리스가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미래에 대한 엄청난 자긍심과 무한한 낙관을 바탕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면서 “민주당에서 우리의 다양성은 강점이고 우리의 단결은 힘이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완전히 패배시키고 해리스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위해 단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직접 지지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그가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정한 투명한 절차”를 존중하며 대선 후보 지명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 각지에서 풀뿌리 대의원들의 지지도 빠르게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잠룡’으로 거론되던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미시간), 웨스 무어(메릴랜드), J B 프리츠커(일리노이), 앤드루 버시어(켄터키) 주지사들도 이날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재입당을 저울질하던 조 맨친 상원의원도 이번 대선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선 주자 후보군에 속한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조슈아 셔피로(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잠재적 경쟁자들 대부분이 사라진 것이다. 앞서 연방 의회 중진의원들과 민주당 내 진보 코커스, 흑인 코커스, 히스패닉 코커스 등 주요 조직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결집하는 것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 후보 교체론으로 인한 당의 내홍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을 위한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과 그가 속한 법무법인이 부통령 후보군 선정 및 검증 작업에 착수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에게 없는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경합주 출신인 백인, 남성, 차세대 정치인’ 등이 고려 대상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를 주관하고 선거캠프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등 첫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정원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에 코로나19에 확진된 바이든 대통령 대신 참석해 “바이든이 지난 3년간 달성한 업적은 근대사에서 비교할 상대가 없다”면서 “그는 한 번의 임기만으로 두 번의 임기를 마친 대통령들이 세운 업적 대부분을 이미 능가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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