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고령 리스크' 바이든… 중도하차로 '재선 꿈' 접어
바이든 대통령은 올초까지만 해도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재선 도전에 암초를 만났다.
특히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노쇠한 모습을 드러내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짙어졌다. 토론회 이후 민주당 안팎에선 후보 교체가 주장됐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진보성향 언론에선 그의 후보직 사퇴를 공식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캠프 관계자들은 후보 교체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언론 인터뷰에서의 말실수나 라디오 인터뷰 질문 사전 조율 등이 밝혀지면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재선을 노리고 있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오로지 대통령직 수행에만 전념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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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로이드 도겟 미국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민주당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최적임자라며 대선 캠프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사퇴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전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는 실수를 해 또 한번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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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귀에 거즈를 붙인 채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전당대회에서 환호받는 등 긍정적인 여론 분위기를 형성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설상가상으로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선거 유세를 중단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언론과 미국 정치권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전망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캠프는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선거운동을 재개할 것이며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결국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 내 분위기와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지난 20일 오후 측근들을 불러 후보직 사퇴 성명 초안을 작성했고 21일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첫 TV토론회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한 지 25일 만에 끝을 맺었다. 대선을 꼭 107일 남긴 시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민주당 주자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에서 부통령직에 오른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며 자신의 "목적은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얻고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언제 새 대선후보를 선출할지는 미정이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앞서 지난주 대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오하이오주 법에 따라 다음달 7일까지 지명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1~5일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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