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당신은 우리가 원하는 리더인가?

2024. 7.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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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엽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진부한 얘기다. 그럼에도 시대에 따라 성공한 기업과 그 리더십은 항상 변해왔다.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필자가 리더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잭 웰치다. 아마도 과거 서점을 가득 채웠던 그의 자서전이 기억 속에 남아있는 탓인 듯하다. 잭 웰치는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제너럴 일렉트릭)를 이끌었던 최고경영자다. 잭 웰치는 GE를 이끌며 GE의 주가를 약 3000% 상승시켰으며, 기업 가치를 140억 달러에서 무려 4500억 달러까지 성장시켰다. 이것이 그가 경영의 신이라고 불린 이유다.

잭 웰치는 강한 리더십의 표본이다. 그의 경영 방식은 조직 효율성 극대화와 결과 지향적 성과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즉 기업의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러한 목표 지향적 경영 방식은 불도저식 경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당시에는 이런 방식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데 적합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리더십은 한계에 부딪혔다. 2002년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혁신이 없는 기업은 도태되어 갔다. 성과 위주의 강한 리더십이 이끈 GE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급속도로 무너져 갔다.

우리는 2000년대를 맞이하면서 혁신의 리더십을 마주했다. 혁신이라고 하면 누구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릴 것이다. 스티브 잡스 역시 잭 웰치만큼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은 잭 웰치의 리더십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바로 비전과 공감이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혁신은 우리를 경험하게 했으며,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그가 추구했던 새로운 세상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는 연설에서 애플의 주가나 성장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There is one more thing(한 가지 더)'으로 항상 다음에 다가올 미래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스티브 잡스를 혁신의 리더로서 손꼽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 또 따른 리더십이 있다. 얼마 전 한 영상 플랫폼에서 2007년에 진행된 어느 젊은 CEO의 인터뷰를 보게 됐다. 지금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그는 자신이 머지않은 미래에 화성에 갈 거라 말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지난 6월 재사용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렸으며, 그가 쏘아 올린 우주선은 지구 궤도를 선회한 후 성공적으로 인도양에 착륙했다. 그는 바로 테슬라(TESLA)의 최고경영자이자, 스페이스 엑스(SPACE 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이다. 일론 머스크 역시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해 내는 추진력 있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가 단순히 성과만 내세우는 리더였다면, 스페이스 엑스는 지금과 같은 진보를 이루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최고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이는 단연 앤비디아(NVIDIA)의 젠슨 황일 것이다. 몇 년 전 앤비디아에 근무 중인 한 선배 연구자를 만난 적 있다. 그가 말하는 젠슨 황은 신뢰와 공감의 리더였다. 젠슨 황은 리더로서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말하고, 자신의 비전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고 한다. 그리고 구성원 하나하나에 대한 믿음이 굉장했다. 만약 어떤 직원의 업무 능률이 떨어진다면, 그건 단지 그가 해당 직무와 맞지 않기 때문이므로 그에게 어울리는 직무를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한다는 것이다. 리더로서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이 결국 리더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이어졌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리더가 존재했고 그 리더에 따라 수많은 조직이 성장하고 쇠퇴했다. 조직과 사회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속한 조직이 성장하길 바랄 것이다. 필자 또한 우리 조직과 사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그렇기에 우리 주변에도 명확한 비전을 갖춘, 공감할 줄 아는 리더가 많아지길 바라본다. 박근엽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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