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닻 올린 대전시 '기회발전특구'와 '바이오특화단지'

2024. 7.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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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최근 대전시가 전국 지자체들과의 경쟁에서 '기회발전특구'와 '바이오특화단지'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지역 경제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대전과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됐음에도 3년이 지나도록 공공기관 2차 이전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아쉬움이 컸던 터라,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에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규제 특례, 재정지원 및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제도다. 국가 첨단 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는 인프라 지원과 인허가 신속 처리, 세액 공제, 연구개발(R&D) 예산 우선 배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지역 기업인들에게 뜨거운 관심사다.

이제는 대전이 대한민국 방산·바이오산업 성장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바이오·방위산업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대응 전략이 중요하기에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의 강점인 연구개발 역량에 초점을 맞춰 우수 인력과 인프라, 기업, 연구소, 대학이 하나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연구 인재 개발 특화 지구로 지정된 대전은 KAIST 반도체공학대학원과 AI 반도체대학원, 양자대학원을 두고 있다. 충남대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한밭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 사업을 운영·준비 중이다. 또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약 300개의 바이오 기업이 집적돼 있고, 19개 대학에서 연간 2000여 명의 바이오 전문 인력이 배출되고 있기에 이러한 인적 자산을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함께 공동연구 또는 프로젝트 참여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적합하다. 이미 지역의 많은 연구소 기업들이 KAIST와 충남대 등 이공계 대학 졸업생과 유학생 채용에 관심을 보여 가시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지역에서 창출된 연구 성과물이 지역 기업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한다. 특구와 특화단지 내 앵커기업과 협력사, 연구소, 대학의 성과물을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향상해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아는 것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이 힘'인 세상이다. 새롭게 창출된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참여자 간 공유를 통해 확산시킨다면, 중소기업에는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창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신시장 개척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개척자들이 모인 도시인만큼, 우리 지역에서 창출된 지식과 경험이란 씨앗을 후배 기업인들과 벤처 창업가에게 물려줘 향후 더 큰 과실을 맺게 해주길 바란다. 곧 전국 최초의 공공 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이 본격 출범한다 하니, 이들 기업의 자본조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특구와 특화단지 내 근로자들과 연구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향한 20대 청년이 6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자리 외에도 문화 인프라와 의료시설 부족 등이 주요 요인으로 밝혀졌다. 교통, 문화, 스포츠 등 각종 인프라와 콘텐츠가 어우러져야 사람들이 모여든다. 굳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미술과 음악, 연극, 축제 등을 대전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민간의 힘만으로 감내하기엔 어려운 숙제다. 장기적인 비전과 막대한 예산이 있어야만 가능하므로, 지역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부와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지향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전 경제 성장의 마중물이 될 기회발전특구와 바이오특화단지는 이제 막 닻을 올렸다. 둘의 성공 여부는 우리가 어떻게 방향을 잡는가에 달렸다. 방산기술과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혁신과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전만이 가진 연구개발 역량을 한데 모으고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함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대전상공회의소가 동반성장 협의회를 운영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선배 기업과 창업기업이 서로 경영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사와의 연결을 통해 대전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방위산업과 바이오메디컬 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고 IT와 전기·전자, 기계, 화학 등 타 산업과의 융복합 시너지가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다. 대전시 기회발전특구와 바이오특화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운영돼, 우리 지역 산업에 파급효과가 고루 퍼지길 기대한다. 개척자들이 모인 도시 대전을 응원하며, 방산·바이오 기업들의 멋진 비상을 그려본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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