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타짜'?...시즌 거듭할 수록 무너지는 '스위트홈'[정승민의 정감록]

정승민 기자 2024. 7. 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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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지난 19일 공개

'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정재헌(김남희)의 칼질이 그립다"

'스위트홈' 시즌3은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남상원으로부터 몸을 빼앗긴 편상욱(이진욱)에게 일격을 당한 뒤 소멸하는 듯했으나, 허물을 벗고 새롭게 등장한 차현수(송강). 

아이(김시아)에 의해 괴물의 힘을 얻고 죽음을 면한 서이경(이시영)이 내면의 괴물에 사로잡혀 완전히 잠식당할 위기에 놓이자, 차현수는 이경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뛰어든다. 이 과정에서 차현수는 괴물화를 타개할 희망적인 능력을 선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 영향으로 정작 차현수는 점점 내면에 있는 괴물에게 잠식돼 갔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은유(고민시)는 '푸른 눈의 괴물' 차현수와 내기를 하게 되고, 그의 완전한 잠식을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한편 줄곧 편상욱의 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상원은 이제 다른 몸을 찾기 위해 강력한 기운이 느껴지는 스타디움으로 향한다.

그를 막기 위해 다시 스타디움으로 향하던 차현수와 이은유, 박찬영(진영)은 반가운 얼굴 이은혁(이도현)을 마주하게 되는데, 왠지 이전보다 더 서늘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은유에게 상처로 다가온다.

이제 모든 것이 스타디움을 향하는 상황 속에서 과연 차현수는 편상욱의 완전한 각성을 막아낼 수 있을까?

시즌3까지 달려오며 매듭을 지은 '스위트홈'. 하지만 시즌2의 주된 혹평이었던 갑작스러운 세계관 확장, 새로운 캐릭터의 대거 합류로 인한 난잡함은 시즌3에서도 계속됐다.

이응복 감독은 이러한 혹평을 접한 뒤 시즌3에 관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2에서 여러 의견들을 보내 주셨는데,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미 촬영은 다 끝마친 상태였지만 좀 더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 지었다.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이응복 감독의 말과는 달리 베드로(김정우), 봉선화(윤세아), 정예슬(양혜지) 등 비중 있게 다뤘어야 했나 싶은 캐릭터들이 여전히 너무 많다. 안 그래도 8부작으로 짧은 서사에 쓸데없는 서사들이 중간중간 파고드니 몰입을 방해한다.

특히 가장 의문이 드는 캐릭터인 베드로와 봉선화는 말미에 과거사가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즌2부터 등장해 엄청난 과거를 숨겼을 것처럼 묘사됐던 두 사람이었고, 베드로는 시즌1 정재헌(김남희)처럼 괴물과의 전쟁에서 남다른 활약을 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베드로와 봉선화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캐릭터의 서사를 다루다 정작 시즌2에서 제대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송강을 비롯해, 시즌2 말미 고치에서 깨어나는 모습으로 기대감을 안겼던 이도현은 시즌3을 통해 한층 더 서늘하게 돌아왔다.

송강과 이도현, 고민시의 삼중주는 '스위트홈' 시즌3에서 유일하게 볼 만한 요소다. 시즌을 거듭하며 더 깊어진 이들의 연기는 몰입도를 한껏 높인다.

하지만 '스위트홈'의 본질인 크리처의 모습은 많이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곤지암'에서 많이 본 검은 눈동자의 인간이 더 많이 보이다 보니 '크리처물'이 아닌 '오컬트물'이 된 것 같은 착각도 든다.

괴물의 모습을 감춘 특수감염인을 비롯해 그냥 인간처럼 보이는 신인류까지 등장하는 서사로 확대되다 보니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다.

피날레에 어울리는 액션 신 또한 많이 찾아볼 수 없다. 각성해 돌아온 차현수, 괴물화의 끝인 신인류로 진화한 이은혁, 더 강한 몸을 갖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을 보인 편상욱이기에, 시리즈 매듭을 짓는 시즌3에서 이들의 삼자 대전에 기대가 모였던 상황.

하지만 편상욱은 좋은 방법을 알게 됐다면서 불길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차현수는 몇 번 팔을 휘적거리더니 신인류가 돼 돌아온 이은혁은 차현수 팔의 조각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종횡무진한다. 결국 피날레라기엔 아쉬운 마무리가 됐다.

이런 '스위트홈' 시리즈를 보면 영화 '타짜' 시리즈가 생각난다. 역대급 호평을 받은 '타짜'에 이어 원작을 망쳤다는 평을 받은 '타짜: 신의 손', 그리고 이런 혹평에 더 기름을 부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서사는 영화 관람객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연결고리다.

'타짜'의 그늘에 가려져 혹평을 받았던 두 번째 시리즈 '타짜: 신의 손'이 세 번째 시리즈 '타짜: 원 아이드 잭'이 개봉하고 나서야 명작으로 재평가 되는 것. 즉,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스위트홈' 시리즈도 어쩌면 '타짜' 시리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즌1 때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Warriors'와 함께 등장한 액션 신이 논란이 됐었는데, 어쩌면 화려한 액션 신을 기대했던 시즌3을 보고 나니 해당 장면은 꽃이 지고 나서야 알아차린 '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스위트홈' 시즌3 말미에는 시즌1과 다시 연결되는 부분이 속속 등장하면서 반가움을 안기고,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이런 점만으로 '스위트홈'을 떠난 입주민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스위트홈' 마지막 에피소드를 그리는 시즌3은 지난 19일 8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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