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10억 지원" 시들었던 재건축 수주전, 집값 오르자 '재가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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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를 둔 시공사들의 경쟁이 재개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사비 인상, 고금리 현상, 주택경기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선뜻 나서는 건설사가 적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두 건설사가 경쟁중이다.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이 다시 달아오른 것은 분양가 인상과 청약시장 과열 등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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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를 둔 시공사들의 경쟁이 재개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사비 인상, 고금리 현상, 주택경기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선뜻 나서는 건설사가 적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남영2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총 1만7659㎡ 부지에 최고 34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지다.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1070만원을 책정했다. 총 사업비는 70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사업촉진비 1120억원을 제안해 조합원 가구당 이사비 약 10억원을 지원하는 등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커뮤니티와 세대 평면 특화 설계를 적용하고 프라이빗 테라스를 조성하겠다고 하는 등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조설계 전문기업 'LERA' 등과 협업을 맺는 한편, '확정 공사비' 조건으로 총공사비 6759억원을 제안했다. 최근 정비사업 조합들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공사비 증액을 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셈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두 건설사가 경쟁중이다. 지난 1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응찰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 매봉역과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로, 총 공사비 예정액은 약 4300억원,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920만원이다.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월 1차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도 수주전이 예상되는 단지다.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지난 2일 시공사 선정 2차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방배7구역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957만원으로 총 사업비는 1772억원이다. 이 사업장 역시 지난 1차 입찰때 아무 건설사도 나서지 않았던 곳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재건축 시공사를 두고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인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수주한 데 이어 이 단지에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시했다. 세계적 설계 회사인 '2포잠박(2Portzamparc)'과 손잡고 설계를 준비한다.
대우건설도 최근 신반포16차 시공권을 따낸 저력으로 신반포 2차에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제시할 예정이다. 한강 인접 입지를 두고 대형 건설사들 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이 다시 달아오른 것은 분양가 인상과 청약시장 과열 등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분양가가 크게 올랐지만 청약경쟁률은 더 높아지는 등 공사비가 오른 것을 시장이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금리와 원자재 인상, 인건비 상승 등으로 선별수주에 나섰던 대형건설사들은 출혈경쟁을 하면서까지 적극적 태도로 달라졌다. 공사비 인상이 뒷받침되는만큼 미래를 내다보고 수주량을 미리 확보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찰되는 사업장이 다반수였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서는 서울 주요지역의 경우 단독입찰하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앞으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 기조와 맞물려 정비사업이 다시 활성화되면 공급가뭄 우려가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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