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의대생이 보여줄 차례"…의사 국가시험 '보이콧'

이유진 기자 2024. 7. 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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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의사를 뽑는 2025년도 의사 국가시험 접수가 시작됐지만, 대다수 의대생은 국시 거부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다.

4년 전 의대생이었다가 현재 전공의가 된 이들은 정부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한 상황에서 선배인 전공의가 대다수 복귀하면서 '버려졌다', '배신당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며 후배들을 설득하고, 의대생들은 "이젠 우리가 보여줄 차례"라며 동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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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시험 실기 개인정보 미제공, 접수 자체 불가
현 전공의, 2020년 국시 거부 이력…"후배들 적극 설득"
18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신규 의사를 뽑는 2025년도 의사 국가시험 접수가 시작됐지만, 대다수 의대생은 국시 거부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다.

선배인 다수 전공의의 사직서가 이미 수리된 상황에서 후배인 의대생들 사이에선 국시 거부를 통해 의료계 '단일대오'를 유지하자는 분위기가 강한 모습이다.

2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내년도 신규 의사를 선발하는 제89회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전날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의대를 졸업하고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선 9∼11월 진행되는 국시 실기와 이듬해 1월 필기에 합격해야 한다.

그러나 국시 응시 대상자인 의대 본과 4학년 상당수가 시험 주관기관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으로 국시를 '보이콧'하고 있다. 개인정보 제공을 하지 않으면 시험 접수 자체가 불가하다.

전공의들은 "이미 사직서가 수리돼서 병원에서 나왔다", "이번에 물러서면 끝이다", "우릴 버리지 말아달라"며 후배 의대생들을 향해 국시 거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전공의들은 4년 전 2020년 의정갈등 상황에서 국시 실기 거부와 동맹 휴학으로 정부에 끝까지 맞섰던 의대생들이 다수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는 9월 4일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보류'에 합의하면서 정부는 의대 증원을 포기했다.

이에 전공의들은 9월 8일을 기점으로 대다수가 업무 복귀를 결정했지만, 의대생들은 국시 거부 등을 계속하며 항의를 이어갔다.

정부는 당초 '재시험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의사 공급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구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결국 2021년도 국시 실기시험은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실시됐다. 당시 의대생들은 재응시 기회를 통해 시험을 치르고 의사 면허를 취득하긴 했지만, 집단행동에서 이탈한 이들은 '선실기'(먼저 실기시험을 치른 응시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4년 전 의대생이었다가 현재 전공의가 된 이들은 정부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한 상황에서 선배인 전공의가 대다수 복귀하면서 '버려졌다', '배신당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며 후배들을 설득하고, 의대생들은 "이젠 우리가 보여줄 차례"라며 동조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현재 의사 국시 응시 예정자 중 95.52%가 의사 국시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대협이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을 상대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 여부를 조사해 지난 10일 발표한 결과 응답자 2903명 중 95.52%인 2773명이 제출을 거부했다.

교육부는 2025년도 의사 국시 추가 실시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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