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이 부른 나비효과…바이든 사퇴 타임라인

정혜인 기자, 김종훈 기자 2024. 7. 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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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결국 '고령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고령 문제는 2020년 대선 때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가 '신체 상태 정상·정신건강 탁월' 등의 내용이 담긴 건강진단서를 공개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지지율은 다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6월27일(현지시간) CNN이 주관한 대선 후보 첫 TV토론을 통해 뒤집기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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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중도하차 결정 과정
2020 대선부터 '고령' 약점
인지력 저하 등 문제 드러내
코로나 재확진 후 결단 내려
바이든 재선 도전부터 사퇴까지/그래픽=이지혜

건강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결국 '고령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고령 문제는 2020년 대선 때부터 제기됐다.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된 뒤 언론은 그의 재선 도전이 힘들 수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지지율에서 약세를 보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 4개 사건과 관련해 형사 기소되면서 상황은 반전돼 뒤집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가 '신체 상태 정상·정신건강 탁월' 등의 내용이 담긴 건강진단서를 공개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지지율은 다시 떨어졌다.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 정도까지 벌어졌지만 격차를 다시 0.3%포인트까지 줄이며 재선 가능성을 키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6월27일(현지시간) CNN이 주관한 대선 후보 첫 TV토론을 통해 뒤집기를 노렸다. 이 토론은 그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대선 첫 TV토론이 9월 말에 열린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였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힘없는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특정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 듯 말을 멈추는 모습과 제한 시간 내 발언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입을 벌리고 허공을 빤히 쳐다보고, 토론 이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사퇴론이 본격 시작된 순간이다.

그러다 이달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으로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을 맞고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고 외치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는 다른 강인함을 드러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이틀 뒤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7월15~18일)에 예정대로 참석하며 대선 승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반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피격 사건 이후 잠잠해진 민주당 의원들의 '후보 교체' 목소리는 다시 커졌다.

여러 악재에도 선거 완주를 고집하던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전격적이었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자가 격리 중이던 바이든은 그 전날 늦은 시간 최측근 참모로 꼽히는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수석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마이크 도닐런 선거전략가와 함께 집으로 와달라고 했다. 이후 도닐런은 사퇴 원고 작성을 보조했고, 리체티는 누구에게 사퇴 소식을 먼저 알릴지 등을 점검했다.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사퇴 결심은 48시간 안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가족들도 사퇴 결정 소식을 뒤늦게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모진도 바이든 대통령이 엑스(X)를 통해 사퇴를 공식 선언하기 1분 전에야 들었다고 한다. NYT는 발표문을 접한 일부 백악관 직원들이 눈물을 보였고, 일부는 사퇴 결정에 안도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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