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사단장, 김계환·이종호·송호종 부대방문 사진에 “이종호 몰라”
휴대폰 제출 요구받고 ‘검사 사촌동생과 상의’ 논란도
野 “골프치러 군대갔나”, 임성근 “대기태세 체력단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청원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해병대 1사단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추궁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를 모른다"며 사진이 찍혔을 당시 이 전 대표가 부대를 방문한 사실 역시 알지 못했다고 응수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 전 대표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송호종 씨가 함께 해병대 1사단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입수했다면서 이를 공개했다.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른바 ‘임성근 구명로비’의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의원은 해당 사진이 찍혔을 당시 해병대 1사단이 훈련 중이었다면서 "이종호 씨, 송호종 씨가 함께 본인(임 전 사단장)이 지휘한 훈련을 지켜본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그래서 이 씨가 ‘김계환 사령관에게 별 4개 달아주고, 임성근 사단장에게 별 3개 달아주고’ 이런 말을 한 것 아니냐. 그 이후에 골프 모임 단톡방이 생긴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는 모른다. 언론에 나온 뒤에야 ‘저런 분이 계셨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임 전 사단장은 해당 사진에 대해서도 "훈련 당시 저는 배 안에 탑승해 있었다"며 "이종호 씨는 모르고, 송호종 씨의 경우 훈련을 마친 뒤 한두달 후 나에게 ‘(부대에) 다녀왔다’고 얘기해 줘 방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사령관이 누군가와 함께 부대를 방문했는데 누구와 함께 온 건지 확인을 안 했다는 것인가"라고 거듭 묻자 "사령관님이 오신 건 알지만 옆에 민간인이 누가 왔는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한 김계환 사령관 역시 "지난해 3월 29일 훈련 기간에 관람을 위한 ‘관망대 초청행사’가 있었다. 여기 참가한 방문객 중 (이 전 대표와 송 씨가) 사진촬영을 요청해 응했던 것 뿐"이라며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해병대 측이 전했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임 전 사단장이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휴대전화 제출 요구를 받은 뒤 누군가에게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나)" 라는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기자들에게 노출돼 보도되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누구와 상의하기 위해 문자를 보낸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제 사촌동생, 법조인에게 보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곧 정 위원장이 "현직 검사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잠시 정회를 한 뒤 속개된 회의에서 "해당 검사의 실명을 확인했지만 공개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의 행동은 법 위반이자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해당 검사는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검찰청에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년 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시 연일 부대 인근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은 2022년 9월 26일부터 10월 3일까지, 30일을 빼고는 매일 골프를 쳤다"며 "당시에는 북한의 SRBM(단거리 탄도 미사일) 도발이 있던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골프 치러 군대 갔느냐. 제복을 입은 명예는 골프장에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우리 부대에서는 항상 대기 태세 유지 차원에서 부대에서 멀리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체력단련용으로 (골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임 전 사단장의 골프장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2023년 5월 4·6·8·13·15·19·20일 등 평일에도 쳤다"며 "2024년 7월 1일, 8일에도 쳤고, 순직해병 1주기인 7월 19일은 비가 와서 못 쳤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너무한 것 아닌가. 이렇게 해서 부대 관리가 되느냐"고 질타했다.임 전 사단장은 "평일에는 치지 않고 전투 휴무일 때였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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