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이 지난 6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마음산책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상훈 기자
2024년 만해문예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용택(76·사진) 시인은 ‘섬진강 시인’으로 불린다. 지리산과 무등산 사이를 굽이치며 흐르는 힘이 그의 시에 녹아있다. 섬진강의 강인함은 포용적이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동시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절제된 언어로 어루만졌다.
1982년 ‘섬진강1′ 외 시 여덟 편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42년간 꾸준히 시를 발표했다.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 어느 한쪽에 얽매이지 않으며 한국 서정시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 1997년 소월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인은 평생 깔끔하고 깨끗한 시를 좇았다. 과잉된 감정을 시에 담지 않으려 애썼다. 여든이 가까워 오지만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고 활력이 넘친다. 매일 읽고 쓰고 산책하는 데서 계속 쓸 힘을 얻는다. 시집에선 생동하는 삶이 펄떡인다.
생의 절반은 교육자로 살았다. 38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모교인 전북 임실 덕치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시인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아이들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교사와 예술가의 공통점은 뭘까. 그는 “살아있는 것에 대한 애정과 그것을 지키려는 조그마한 몸짓”이라고 했다. 김용택 시인은 “상을 준다는 전화를 받고 어리둥절했다. 만해대상이 어떻게 스물세 명이 사는 이 작은 마을까지 찾아왔는지 신기하다. 내게는 너무 벅찬 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