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브로맨스? 고비마다 바이든 주저앉힌 오바마
오바마 등돌린 게 바이든에 치명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센 교체 요구를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8년간 호흡을 맞추며 ‘백악관 브로맨스(Bromance·남성끼리의 진한 우정)’라고 불릴 정도로 돈독했다고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바이든의 중대한 정치적 고비마다 오바마가 치명타를 날리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1일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오바마는 성명을 내고 “바이든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장 중대한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며 “사퇴 결심은 그가 진심으로 미국을 사랑한다는 증거”라고 했다. 겉으로 보면 바이든의 결단을 지지하는 형식이지만, 미 정치권에서는 바이든을 주저앉히려는 오바마의 치밀한 전략이 먹혔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바마는 TV 토론 참패 후 민주당 내에서 거세게 불붙은 바이든 사퇴론의 배후로 꾸준히 지목돼 왔다. 오바마가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 등으로 “바이든이 출마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계기로 ‘오바마의 바이든 불가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가 “오바마 등이 경쟁에서 자신을 몰아내려는 조직적 캠페인을 벌인 것에 바이든이 분노하고 있다”는 후속 보도를 내면서 두 사람의 불화설로 이어졌다.
두 사람의 ‘백악관 브로맨스’는 8년 전에 유효 기간이 만료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임기 말까지 높은 인기를 누리던 오바마가 2016년 대선 도전을 준비하던 바이든에게 불출마를 권고하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 장관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 선거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 바이든은 “내가 나갔으면 2016년 선거에서 이겼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은 2008년 대선에서도 36년의 상원의원 경력을 앞세워 대선 출마를 준비했지만, 샛별처럼 나타난 초선 상원의원 오바마의 돌풍에 밀렸고 결국 그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바이든의 대권 가도의 중대 길목에서 번번이 오바마에게 발목을 잡힌 셈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앙금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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