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롯데, 대형 악재까지 겹쳤다… 두산은 숨기지 못한 위기 의식, 승부수 던졌다

김태우 기자 2024. 7. 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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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불펜의 버팀목이었던 김상수는 7월 들어 가진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68, 피안타율 0.304 등 전체적인 내용이 좋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는 김상수의 휴식으로 또 하나의 과제를 안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이적 후 전성기가 끝난 것 같았던 김상수(36·롯데)는 지난해 롯데에 입단해 제2의 전성기를 달렸다. 시즌 67경기에서 52이닝을 던지며 4승2패1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을 지탱했다.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에 가지는 못했지만, 김상수가 가진 투지와 기백은 많은 롯데 팬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런 김상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다. 롯데는 22일 김상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부상은 아니다. 다만 최근 지친 기색이 많이 보여 휴식차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는 게 롯데 구단의 설명이다. 롯데는 23일 새로운 선수를 마운드에 충원해 버티기에 나선다.

사실 기록을 보면 지칠 법도 하다. 36세의 베테랑은 올해 팀이 치른 91경기 중 55%인 50경기에 나갔다. 롯데의 경기를 틀어보면, 두 경기 중 한 경기는 김상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군에서 52이닝을 던졌던 김상수는 올해 벌써 47⅓이닝을 소화하며 지난해와 수치가 비슷해졌다. 연투도 많았고, 멀티이닝 동원도 꽤 있었다. 올해 롯데 불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베테랑으로서 체력 부담이 적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7월 들어 가진 8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68, 피안타율 0.304 등 전체적인 내용 또한 좋지 않았다. 그러자 롯데는 더 경기력이 처지기 전에 김상수를 한 번 빼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다만 롯데에 김상수 만한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롯데의 가장 큰 고민 지점으로 떠오른 불펜 관리가 쉽지 않다.

시즌 전 비교적 상수로 생각했던 구승민 최준용이 부진하면서 롯데 불펜은 말 그대로 버티기에 바빴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했던 전미르가 구위 저하로 2군에 내려간 가운데 올해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그렇게 좋지 않다.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고, 올해 롯데 불펜에서 1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 중 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 중인 선수는 단 하나도 없다. 평균자책점 4.00으로 범위를 확장해도 한현희(3.03)와 김상수(3.99) 두 명만 걸린다. 그런데 그중 하나였던 김상수가 1군에서 빠졌다.

마무리 김원중으로 가는 길목이 힘들다. 그래서 김원중도 포아웃 세이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 투수도 포아웃 세이브는 쉽지 않다. 한 타자를 잡고 더그아웃에 앉아 있다 다시 경기에 나가야 하는데 집중력과 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최근 김강현 등 몇몇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 확고한 필승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2군에 획기적인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의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7월 들어 팀 전체적인 경기력이 처지고 있는 두산은 코칭스태프 보직 개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곽혜미 기자

두산은 선수가 아닌, 코칭스태프를 바꿨다. 두산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두산베어스(사장 고영섭)가 22일(월) 1군 코칭스태프 교체를 단행했다”면서 “1군은 권명철 투수코치, 박정배 불펜코치, 김진수 배터리코치, 김동한 주루코치가 맡는다. 퓨처스팀은 김지용 투수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정진호 작전/주루코치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교체”라고 덧붙였다.

투수 파트의 교체가 눈에 들어온다. 이미 조웅천 코치에서 박정배 코치로 한 차례 메인 코치가 바뀌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투수 파트에 손을 댔다는 것은 현재 두산이 이쪽에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넌지시 이야기해준다. 두산은 7월 들어 마운드가 힘겹다. 7월 팀 평균자책점은 5.50에 머물고 있다. 리그 8위다.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가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쓰러졌고, 새 외국인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했지만 힘겨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선발진의 약점을 불펜으로 버텼는데 한계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펜 소모가 심했다. 22일까지 두산 불펜 투수들은 합계 407⅔이닝을 던졌는데 2위 SSG(380⅔이닝)보다 훨씬 많다. 물론 SSG보다 세 경기를 더하기는 했으나 이것을 감안해도 두산 불펜 소화 이닝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브랜든이 돌아올 때까지는 선발진에 마땅한 전력 보강 요소가 없다. 당분간은 기존 선발 투수들의 분전과 불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불펜이 힘겹다. 두산의 4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3.92, 5월은 3.70, 6월은 4.08으로 모두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7월은 5.59까지 이 수치가 오르면서 불펜이 경기를 잡아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두산은 이제 5위권 팀들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됐다. 코칭스태프 개편은 프런트가 던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이자, 한 번 던지면 다시 던지기 어려운 수다. 위기에서 벗어날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는 외야수 안익훈(28)이 2군으로 내려갔다. 안익훈은 올해 퓨처스리그 14경기에서 타율 0.463의 대활약을 펼치며 LG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두꺼운 LG 외야진을 돌파하지 못했고, 지난 6월 6일 1군에 올라왔지만 1군 29경기에서 타율 0.195, OPS(출루율+장타율) 0.481, 득점권 타율 0.091에 머물렀다. 다시 2군에서 경기력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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