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의 '진실'] 에코프로비엠 '타깃', 수상한 '거래'와 '트럼프 오보'
'공매도 집중' 에코프로비엠과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더팩트 | 박순혁 칼럼니스트]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오이 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은 행동거지를 조심하여 괜한 오해를 살 일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에코프로비엠 주가와 관련하여 공적인 일을 담당한 사람들이 이런 오해를 살 만 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 반문해 보길 바란다.
2023년 한 해 이차전지 주가가 크게 올랐고, 특히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두 종목의 상승 때문에 하락 베팅한 다수의 여의도 및 홍콩, 싱가포르의 사모펀드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2023년 11월 24일 유안타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된 2021년 5월 3일부터 2023년 11월 20일까지 2년 6개월 동안 홍콩, 싱가포르와 여의도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에서 8330억 원, 에코프로에서 7587억 원의 확정 손실을 기록했다고 한다. 평가 손실까지 합지면 공매도 세력의 손실은 두 종목에만 수 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공매도 세력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종목, 특히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수상한 일들이 요즘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선량한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크게 세 가지 수상한 일이 포착되고 있는데, 1) 증권사 매도 리포트 2) 언론의 왜곡 뉴스 3) 국민 연금의 수상한 거래가 그것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종목에 대해 매도 의견 리포트를 쓴 대형 증권사는 단 하나도 없다. 중소형 증권사로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매도 의견은 전체 리포트의 단 1%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매도 의견 리포트가 에코프로비엠 한 종목에 집중된다면 이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올해 5월 28일과 6월 18일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에코프로비엠 매도의견 리포트를 발간하였는데 공교롭게도 목표 주가가 15만원으로 동일하다. 담당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비엠 외에도 많은 이차전지 종목을 담당하고 있는데, 유독 공매도 세력이 크게 손해 보고 있는 종목에만 매도 리포트를 내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이차전지 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그 악영향은 에코프로비엠만 받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7월 13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트럼프 피습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일은 증권가에서 늘 있던 것으로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마치 짠 듯이 트럼프 관련 사실을 왜곡하는 뉴스가 만들어져서 이것이 전방위적으로 확대 재생산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4월 3일 트럼프는 미시간 선거유세에서 "First day, EV mandate is gone" 이란 발언을 한 바 있다. "취임 첫 날, 전기차 강제규정을 없애겠다"는 말이었는데, 당시 국내 A 통신사가 이를 "취임 첫날, IRA 보조금을 폐기하겠다"로 오역한 보도를 하였고 이것이 그대로 여러 언론을 통해 마치 사실처럼 널리 보도된 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공영방송 B도 포함되어 있었다.
뜻 있는 분들이 B 방송사 시청자 청원을 통해 이의 정정을 요구하였고, 4월 중순 사과 및 정정 보도를 하였다. A 통신사와 C 보도전문채널 또한 7월 14일과 15일에 한 잘못된 보도에 대한 사과 및 정정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 D, E 등 여러 언론들은 자신들의 오보에 대해 정정보도를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선거유세에서 트럼프는 "Clean Energy is scam" 이라고 발언하였다. '(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는 사기다'라는 발언인데, 이를 7월 21일 민영통신사 F의 G 기자는 "전기차는 사기"라고 오역한 기사를 내 보냈다. 신뢰성과 공정성은 언론의 생명과도 같은 것인데, 이렇듯 대한민국 이차전지 주가를 둘러싼 오보가 쏟아지고, 이것이 특정 방향성을 띠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연금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운용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특히 더 요구된다. 그런데 최근 에코프로비엠 종목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운용에서 수상한 점이 발견되고 있다.
원래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종목당 지분율은 높지만 평소 거래량은 많지 않은 패턴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등 한국증시 대표 종목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5~10% 정도에 이르는 경우가 많지만, 하루 거래량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인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문제의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6월 이후 하루 거래량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가고 있고, 그것이 '주가 하락용 자전 거래'로 의심 받을 만한 거래행태를 보인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국민연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기금의 HTS 거래 내역을 보면 5월 30일 이전 에코프로비엠 종목의 거래량은 하루 평균 수 천 주 수준이다가 6월 들어 갑자기 5만 주 이상 수준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그럼에도 근 한 달 동안 연기금 보유 에코프로비엠 주수는 고작 1천 주 수준 증가에 그쳤다. 장기투자를 하는 국민연금이 한 달여 동안 1천 주를 더 사기 위해 하루에 평균 7,8만 주를 매수 매도를 반복한 것은 누가 봐도 너무나 수상하지 않은가?
이는 1) 국민연금의 운용을 위탁받은 운용사 및 증권사의 배임 혐의 2) 자전 거래를 통한 시세 조작 혐의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에 이번 주 내에 나는 이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우리 국민 모두의 노후가 걸린 일이니만큼 사법 당국의 철저한 진실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6월 17일 H 언론사의 I기자는 '시장 전문가들, ‘지수 업’ 이전에 ‘신뢰 업’ 부터'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코리아 밸류 업의 선결과제는 여의도 증권가의 신뢰회복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나는 백 번 동감한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언론과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대놓고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을 어기는 일을 이렇듯 반복하다 보니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염증을 느껴 하나 둘씩 미국 증시 등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니 관계당국이 연초 부터 코리아 밸류 업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건만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이다.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 당국과 더 나아가 범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시장신뢰를 해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관리 감독이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poo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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