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전설’이 지다…‘아침이슬’ 김민기 별세

KBS 2024. 7. 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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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이슬', '상록수'의 가수 김민기 씨가 어젯밤 73살의 일기를 마지막으로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80년대 노래로 독재에 저항한 청년에서 공연 기획자로 대학로의 상징이 되기까지, 그는 묵묵히 대중과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고인이 대중과 함께 걸어온 길을 김상협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엄혹했던 1970년대,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는 그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그래서 그의 노래는 외압에 맞선 저항의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뒤로 물러서 기차를 타네. 또 밀려났고, 기다려야만 하네."]

1991년, 소극장 학전을 열며, '대학로 문화'를 개척했습니다.

1994년 그가 첫선을 보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 최초의 장기 상설공연 등 무수한 기록을 남겼고.

[고 김광석/가수/1995년 KBS 이문세쇼 : "(학전이) 자그마한 공간인데 하도 (관객들이) 많이들 오시니깐 (관객들이) 마이크 스탠드 바로 밑에 앉아 계세요."]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묵묵히 후배들의 뒷배가 돼 주며, 김광석, 설경구, 황정민 같은 최고의 아티스트를 배출했습니다.

[장현성/배우/학전 1기 : "저희가 건강히 좋은 시간들, 선생님 덕분에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부디 편안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암 투병과 재정난에도 이른바 '돈 안 되는' 어린이 공연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민기.

[고 김민기/가수·공연 기획자/1994년 : "아무리 크고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도 늘 그 출발은 아주 작은 데서, 실험해 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되지 않나…."]

묵묵히 대중과 함께 호흡했던 그가 남긴 열정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박미주/화면제공: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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