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돈 빌린 남편, 바람나 가출" 사연에…서장훈, 도움 건넸다
바람나 7년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과 중증 지적장애와 자폐를 가진 아들을 둔 4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44세 엄마, 19세 딸이 출연해 MC 서장훈, 이수근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의뢰인은 "7년째 집에 안 들어오는 남편이 고민이고, 아들이 중증 지적장애 3급도 있고 자폐 성향도 강하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다. 힘들다"고 고백했다.
남편의 가출 이유를 묻자 의뢰인은 "모르겠다"며 "(남편이) 사라질 거란 걸 예상은 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2017년 3월 14일이었다. 아들 상담 날이었는데, 정말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특수 학급이 있는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상담 결과를 아빠도 알아야 하니까 남편에게 전화했는데 '지금 일하는 중이니까 집에서 이야기해'라며 전화를 끊더라. 근데 머리에 '어? 왠지 잠수탈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다시 전화하니까 사서함으로 넘어가더라. 그리고서 연락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을 찾다가 1년 만에 실종 신고를 했다는 의뢰인은 "경찰에게서 한 달 반 만에 연락이 왔다. 그런데 경찰이 팁을 알려주겠다며 '이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 왜냐고 물으니 '어떤 분이랑 잘 먹고 잘살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MC 서장훈은 "쉽게 말하면 바람이 났구나"라며 "왜 가출했는지 모르겠다 했지만 바람피우는데 이유가 어디 있겠나"라며 탄식했다. MC 이수근은 "안 오겠지 당연히. 잘 먹고 잘산다는데. 자기 처자식 다 버리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의뢰인은 "(남편이) 3번 정도 저한테 (외도를) 걸렸었다"며 당시 일화를 전했다.
그는 "한 번은 (남편이) 변명하다가 '다시는 카톡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라면서 제 앞에서 카톡도 지웠다. 두 번째는 제가 남편이 다른 여자랑 통화하는 걸 듣게 됐다. 왜 그랬냐 물으니 아무 말도 못 하더라. 더 물어보면 큰소리치고 싸움이 될까 봐 아이들도 있으니 그냥 넘어갔다. 세 번째는 (남편이) '그럼 너도 피워'라고 대놓고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MC 서장훈은 "처음에는 그래도 (남편이) 양심이 있었을 거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 아이들에 대해 미안함이 있어서 처음 걸렸을 땐 미안하다고 했다. 두 번째는 아무 말 안 했고, 세 번째는 반격하지 않았나. 그다음은 간 거다. 아이도 아프고, 여러 가지 힘든 현실에서 본인 혼자 도피한 거다"라고 지적했다.
의뢰인은 "남편 가출 후 놀랐던 건 (남편이) 2013년에 제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더라. 다섯 군데에서 300만원씩 대출을 받았더라. 남편이 안 갚고 집을 나가는 바람에 한 곳당 2000만원씩으로 늘었다. 신용회복위원회 도움을 받아 사정을 설명하니 원금만 갚아달라고 해서 조금씩 갚고 있었는데, 지난해 캐피탈에서 뭐가 날아왔다. 제 앞으로 1억5000만원의 빚이 있더라. 저도 모르는 빚이었다"고 설명해 충격을 안겼다.
의뢰인은 아들 장애인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남편과 1주일 만에 강제 이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남편이 마지막 살던 주소가 확인되지 않아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의뢰인은 집 나간 남편과 빚 문제뿐만 아니라 아들도 의뢰인을 힘들게 했다며 "점점 커가니까 아들이 힘이 세지더라. 저한테 폭력을 가하기 시작하더라"라며 눈물을 흘렸다. 딸 의뢰인 역시 그간의 어려움에 눈물을 쏟았다.
MC 서장훈은 "이건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라 종합선물 세트"라며 "이런 일이 있을 때는 비용이 들어도 그 돈을 아끼려다가 7년 동안 남은 건 빚만 남지 않았나. 혼자 땅을 치고 가슴 아파하고 화난다고 짜증 내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용 때문에 변호사 상담을 받지 못한다는 의뢰인 말에 MC 서장훈은 "내가 아는 변호사가 있다. 양육비, 이혼 전문이다. 거기서 상담을 한번 해봐라. 사연 얘기하고, 내 이름을 대고 상담받아라. 상담은 그냥 해주실 거다"라며 의뢰인들을 위해 직접 나섰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둘 다 더 강해져야 한다. 나의 삶도 챙기는 게 중요하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금 더 활력 있는 생활을 하길 응원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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