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전설’이 지다…‘아침이슬’ 김민기 별세
[앵커]
'아침이슬', '상록수'의 가수 김민기 씨가 어젯밤(21일) 향년 73세로 별세했습니다.
80년대 노래로 독재에 저항하던 청년에서, 90년대 공연 기획자로 대학로 상징이 되기까지, 그는 늘 무대 뒤에서 대중과 함께 했는데요.
고인이 걸어온 길을 김상협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엄혹했던 1970년대,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는 그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그래서 그의 노래는 외압에 맞선 저항의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뒤로 물러서 기차를 타네. 또 밀려났고, 기다려야만 하네."]
1991년, 소극장 학전을 열며, '대학로 문화'를 개척했습니다.
1994년 그가 첫선을 보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 최초의 장기 상설공연 등 무수한 기록을 남겼고.
[고 김광석/가수/1995년 KBS 이문세쇼 : "(학전이) 자그마한 공간인데 하도 (관객들이) 많이들 오시니깐 (관객들이) 마이크 스탠드 바로 밑에 앉아 계세요."]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묵묵히 후배들의 뒷배가 돼 주며, 김광석, 설경구, 황정민 같은 최고의 아티스트를 배출했습니다.
[장현성/배우/학전 1기 : "저희가 건강히 좋은 시간들, 선생님 덕분에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부디 편안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암 투병과 재정난에도 이른바 '돈 안 되는' 어린이 공연을 포기하지 않았던 김민기.
[고 김민기/가수·공연 기획자/1994년 : "아무리 크고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도 늘 그 출발은 아주 작은 데서, 실험해 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되지 않나…."]
묵묵히 대중과 함께 호흡했던 그가 남긴 열정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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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기자 (kshsg8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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