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지법인 이사가 ‘장애인 성폭력’ 가해자 변호?…법인은 2차 가해 논란
[앵커]
한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하는 지적장애 여성이 60대 경비원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힘들고 어려운 법적 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인 경비원을 변호한 사람은 이 사회복지법인의 등기 이사였습니다.
법원은 가해자에겐 실형을, 복지법인에게는 배상 책임을 선고했습니다.
최인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 수원의 한 사회복지법인.
이곳에서 청소일을 하던 한 지적장애 여성은 2021년 성폭력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해자는 같은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하던 60대 경비원이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이게 얼마큼 힘들고 괴로웠는지는 그 사람들도 많이 알 거예요. 괴롭고 힘들고 이제 떠오르고 싶지 않을 만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같은 사회복지법인에 고용된 상황.
피해 여성은 법인 측이 오히려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법인이) 사과는 전혀 안 했었어요. 계속 '네가 먼저 잘못한 거 아니냐. 네가 먼저 원했던 거 아니냐'..."]
결국 형사재판으로 이어진 이 사건.
그런데 가해자를 변호한 사람은 이 사회복지법인의 등기 이사였습니다.
해당 등기이사는 피해 여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가해자와 법인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습니다.
가해자는 결국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가해자가 6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이 가운데 3천만 원은 법인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사건이 법인에서의 업무 행위와 관련돼 발생했고, 법인이 성범죄 방지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본 겁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등기 이사는 이사직을 내놓았고, 민사소송 항소심 사건에서도 사임계를 냈습니다.
법인 측은 가해자를 옹호하기 위해 해당 이사를 변호사로 선임했던 것은 아니라며 잘못된 판단인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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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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