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내쫓는 파리올림픽 “우리는 음바페가 될 수 없어요”
[앵커]
올림픽을 앞두고 화합의 장을 만들어가 가야 할 파리에서 이민자 강제 이주가 논란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올림픽 선수촌을 건설한다며 거주 중인 이민자들을 퇴거하며, 사회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브라질의 빈민가 주민들은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상황에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였습니다.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도 이와 똑 닮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파리 북부 외곽 센 생드니에 위치한 봉디입니다.
축구 스타 음바페의 고향이기도 한 봉디는 아프리카 이민자의 비율이 50%가 넘는 지역입니다.
이곳의 이민자들도 올림픽 선수촌 건설을 이유로 강제 이주를 당했습니다.
[엘리에스/파리 시민 : "정말 유감입니다. 수십 년 동안 한 지역에 살아왔던 사람들을 잠깐 열리는 올림픽이 때문에 이사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파리의 수많은 이민자들은 자신도 음바페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이민자들의 거센 반발에 프랑스 당국은 올림픽 이후 선수촌을 원주민들에게 다시 분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집값은 30% 넘게 올라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민자뿐 아니라 만 2천 명이 넘는 노숙자도 대안없이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케모코 소/노숙자 단체 회원 : "경찰들은 안전 때문이라고 하지만 우리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동안 집을 떠나는 게 무섭습니다."]
'톨레랑스'라는 관용의 정신을 강조하는 프랑스의 민낯이 올림픽을 앞두고 드러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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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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