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때문이야” 배드민턴은 왜 부자 스포츠 소리를 듣게 됐나?

돼지고기 수요에 오리 수요 감소
원자재 깃털 수급에 어려움

SCMP 캡처

배드민턴 셔틀콕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동호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이 ‘돼지고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대체제인 오리고기의 수요가 줄며 깃털을 구하기 어려워진 기업체들이 셔틀콕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펑파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요넥스의 대표 셔틀콕 AS02의 가격은 한달 전에 비해 24% 상승했다. 요넥스 뿐 아니라 더블 해피니스, 링메이, 빅터 등 주요 셔틀콕 생산업체들이 모두 지난 몇 주 동안 20% 이상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한 매체는 "셔틀콕 한 통이 금 1g 가격에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안후이성의 셔틀콕 공장주 리양은 "셔틀콕의 재료인 깃털의 경우 저가 깃털이 3배, 중고가 깃털은 최소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하락이 깃털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류쩡진 중국 농업과학기술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제팡르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육류 수요가 증가하며 오리 및 거위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도살되는 오리 숫자가 줄어 셔틀콕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깃털의 공급량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선 배드민턴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강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애호인은 "배드민턴이 어느 순간 부자 스포츠가 돼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드민턴은 중국 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된 대중스포츠로 꼽힌다. 그러나 셔틀콕 가격의 상승이 전반적인 배드민턴 동호인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드？ 예상이다. 베이징에서 레슨을 하는 웨이 정은 "레슨 때 사용하는 셔틀콕이 요넥스 같은 네임드 브랜드에서 무명의 브랜드로 바뀌고 있다"며 "셔틀콕의 품질 저하는 레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웨이 정은 "이는 궁극적으로 코칭 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SCMP 캡처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