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리스크 부메랑’ 공화당, 바이든 정부 ‘정책 실패’ 겨눌듯
국경·경제 문제 등 거론하며 선거 전략 변화에 나설 듯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미국 선거 구도가 급변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온 공화당의 선거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과 전당대회로 공화당에 쏠려 있던 관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이동하면서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공화당의 핵심 전략이었던 고령리스크를 활용할 수 없게 된 점이 최대 악재로 꼽힌다. 그간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멍한 표정과 느릿한 말투를 비꼬는 영상을 다수 게시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을 “허약한 늙은이”라고 칭하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대체 후보로 떠오르면서 양당의 처지는 뒤바뀌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몇달간 나이를 이유로 바이든을 맹공해온 공화당은 이제 59세인 해리스를 상대로 78세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쇠약한 바이든”과 “건강한 트럼프”를 대비시키는 것을 사실상 유일한 선거 전략으로 삼았던 공화당이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정조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만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미셸 오바마 등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다른 인물들도 모두 50~60대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풍’을 피해 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공세의 초점을 ‘나이’에서 ‘정책 실패’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캠프가 바이든 정부의 약점으로 꼽는 국경 문제와 경제 정책 실패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책임이 크다는 논리를 펼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캠프의 한 소식통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임기 중 발생한 이민자 폭증과 물가 상승을 일으킨 ‘공범’이라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서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민주당 내부 고문 여러 명의 말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을 “검사와 중범죄자의 경쟁”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전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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