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바다가 지구를 구한다고요?
1㎢ 당 탄소 1500t 흡수해…NASA “바이오산업 핵심”
한국 생산량 세계 3위…이 중 96%는 전남 바다서 양식
육종 연구·양식 기술 가장 앞서…“지속적인 투자 필요”
“좁은 해역에 양식장이 빼곡하게 들어차 선명하게 잘 보였다. 해조류 양식은 담수나 비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2021년 4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전망대’(Earth Observatory)라는 자체 사이트를 통해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전남 완도군 일대를 찍은 사진에는 바다 위 기하학적 무늬의 해조류 양식장이 선명했다.
NASA가 해조류 양식장 사진을 소개한 것은 해조류가 가진 가치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NASA는 “해조류는 미래 식량 및 바이오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100년을 맞은 한국의 근현대 해조류 연구와 양식 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김이 수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 세계 식탁을 사로잡은 것도 신품종과 양식기술 개발 등 연구 성과다.
22일 전남도·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에서 근현대 해조류 양식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24년이다. 일제는 그해 7월7일 목포에 해조류 연구를 위해서 ‘전라남도수산시험장’을 열었다.
한국에서 대규모로 해조류가 양식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1964년 처음으로 미역 양식에 성공했고 1968년에는 다시마의 대량 양식도 이뤄졌다. 1980년대에는 김 부류식 양식 성공과 톳 양식으로 이어졌다. 겨울 별미로 꼽히는 매생이 양식은 1990년대 초 시작됐다.
현재 한국은 감태, 파래, 청각, 꼬시래기 등 10종의 해조류를 양식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해조류 생산량은 1800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5%를 차지한다. 중국(65%)과 인도네시아(23.3%)에 이은 3위 규모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해조류의 96%는 전남 바다에서 양식된다.
한국 해조류 육종 연구와 양식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 ‘품종보호권’을 등록한 김과 미역·다시마 등의 품종은 32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은 24건, 일본은 15건이다.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수출 1조원을 돌파한 김에는 한국 해조류 연구 100년의 노력이 잘 담겨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생산되는 김의 80%는 일본 종자였지만 2022년에는 국산 종자가 95%를 차지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식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1㎢의 해조류 양식장은 300명의 사람이 연간 배출하는 양인 150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은 2020년 ‘해조류선언’을 채택하고 해조류 양식 산업 발전을 촉구했다.
황은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 연구관은 “한국 해조류 육종과 양식기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 산업이 급성장하는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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