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하차' 바이든 남은 임기도 위기.."트럼프가 사실상 대통령"

김종훈 기자 2024. 7.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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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역대 최하 국정 지지도로 대선 레이스 출발한 바이든…경제 실패·건강 논란 겹쳐 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동 사태 관련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AFPBBNews=뉴스1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선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 잔여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 실패 비판에 설상가상으로 건강, 인지능력 논란이 얹어진 결과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대선 중도 하차를 발표하면서 "나머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업무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는 미 헌법에 명시된대로 임기 마지막 해 1월20일 정오에 종료된다. 대선 중도 하차를 선언한 날을 기준으로 183일 남았다.

그러나 지지율과 국내 정세를 감안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6개월 임기를 소화하기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정 지지도 최하, 인지능력 문제까지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최하 수준이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기준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9%였다. 재선에 도전하기 직전 년도 12월을 기준으로 국정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뿐이다. 지난달에는 1%포인트 더 낮은 38%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 최대 이슈로 꼽히는 경제와 인플레이션 문제에서 지지율이 특히 낮다는 게 문제다. 지난 5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한 비율은 38%로, 갤럽이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낮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한 비율은 46%였다.

인지능력을 둘러싼 의혹도 문제다. 지난 17일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일부터 닷새 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 수행에 충분한 인지능력을 보유했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은 29%였다. 유권자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응답자의 48%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현지 의료계 사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이 뇌졸중·파킨슨병 등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면서도, 걸음걸이가 다소 경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진료를 맡았던 전직 백악관 의료 관계자 3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WP는 현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과 재선에 도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충분히 임기를 끝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인기 없다..트럼프가 사실상 대통령"
국내 정세도 어렵다. 대선을 4개월 앞두고 후보를 교체한 민주당은 혼란에 빠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 국정 지지도는 지난 16일까지 이달 들어 개시된 여론조사 7건에서 40%를 넘지 못했다.

보수단체 아메리칸 컨저버티브의 커트 밀스 이사는 "해리스 부통령은 딕 체니(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부통령) 이후 가장 인기 없는 부통령"이라고 강조한 뒤 "적어도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변명거리는 있었다"며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의 대통령"이라고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아직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화당은 정치 공세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도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직 사퇴를 촉구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 논란을 빌미로 계속 발목을 잡으려 할 공산이 크다.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살해 시도는 정치 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정치 양극화를 조장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또 사건 진상 조사 요구와 함께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장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용의자 토마스 매튜 크룩스가 범행 한 시간 전부터 수상한 행동을 보여 관련 신고가 2건이나 접수됐지만 경호에 실패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차남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혐의 사건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헌터 바이든은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총기를 불법 구매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배심원 유죄 평결을 받았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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