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이슬처럼 솔잎처럼…살다 가다

김한솔·백승찬 기자 2024. 7. 22. 20: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침이슬’을 만든 가수이자 소극장 학전을 이끌어온 김민기 대표가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73세. 그는 경기도 자택에서 통원 치료 중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이송된 지 하루 만인 21일 오후 8시26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조카이자 학전 총무팀장인 김성민씨는 22일 고인이 즐겨 찾던 서울 대학로 카페 학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3~4개월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면서 “학전과 관련해서도 ‘여기서 끝내는 게 맞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늘 시대의 그늘과 함께 호흡하려 애쓴 예술가였다. 그가 1970년 작곡한 ‘아침이슬’은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널리 불리며 시대의 상징이 됐다.

사비를 털어 대학로에 학전을 개관한 뒤에는 공연 연출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학전의 대표 공연 <지하철 1호선>은 소극장 공연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2004년부터는 수익성이 낮은 어린이 공연에 집중했다. 만성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어린이극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학전은 지난 3월 고인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폐관했다. 고인은 학전이 문을 닫는 순간에도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2남이 있다. 발인은 24일 하며, 이날 오전 학전 극장과 마당을 한 바퀴 돌고 장지로 향한다.

김한솔·백승찬 기자 hanso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