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해리스 손 들다
지지받은 해리스 “트럼프 이길 것”
미 대선 100여일 앞 ‘격랑 속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대선 첫 TV 토론 참패 이후 사퇴 요구를 받아온 지 약 3주 만이다. 11월 대선을 불과 100여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미 대선 구도가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직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뒤이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새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면서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이다. 해내자”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 데 대해 “영광”이라며 당의 후보가 되어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최초 흑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답변 도중 문장을 제대로 끝맺지 못하거나 맥락과 상관없는 발언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저하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방침을 고수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선거 유세 도중 피격당한 이후 지지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내고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한 컨벤션 효과(대규모 정치행사 이후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까지 누리면서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에 기부자들은 물론 정치적 우군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후보 교체론에 힘을 실으면서 결국 사퇴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민주당) 이후 처음이다.
애초 민주당은 다음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었으나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에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결정으로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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