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민주당, 당원을 표 찍는 기계 취급”

김태준 기자 2024. 7. 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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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겨냥 ‘집단 쓰레기’라고 했다가 철회하기도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21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강원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22일 “민주당이 당원을 표만 찍는 기계로 취급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지난주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9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 지지층을 겨냥해 ‘집단 쓰레기’라고 표현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주말 시작된 8·18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와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어느 연예인이 자기가 초대한 게스트와 함께하는 팬클럽 행사장을 보듯, 한 사람을 위한 형식적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며 “소통도 판단도 필요 없이, 연설도 듣기 전 표만 찍는 기계로 당원을 취급하면서 민주주의를 판매하는 행위는 민주당답지 않다”고 썼다. 민주당 지역별 순회 경선은 지난 20일 시작됐다. 그런데 후보 합동 연설회를 하기 전날부터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실시돼 정견 발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고 했는데, 민주당 안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매도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그러자 김 후보 측은 메시지를 내고 “’쓰레기’ 발언은 후보 뜻이 와전돼 메시지팀이 실수로 업로드한 것”이라며 “메시지팀장과 SNS팀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소셜미디어 글에서 ‘집단 쓰레기’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이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이 후보 측은 “김 후보 본인이 실수란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따로 문제 삼으려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 측에서는 90%가 넘는 이 후보 득표율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엿보였다. 지난 주말 실시된 제주·인천·대구·경북·강원 경선에서 이 후보 누적 득표율은 91.70%였다. 2위 김두관 후보(7.19%)와의 격차는 80%포인트가 넘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지난 전당대회 득표율(77.77%)보다 낮아지면 곤란하지만, 90%가 넘어가도 곤란하다”며 “곧바로 ‘북한 같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느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 후보가 나와서 ‘이재명 단독 추대 그림’은 피할 수 있을 거라 봤는데, 지금 같은 결과면 추대와 별다를 바 없을 것 같아 고민”이라고 했다.

이 후보에게도 지나친 독주는 유리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두관 후보의 주 지지 지역이나 서울, 경기로 오면 조금 균형은 맞을 텐데 초기에 90%대의 지지율이 나오는 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들 간 경쟁이) 팽팽할 정도는 아니어도 이 당의 3분의 1 정도는 균형을 맞춰주려고 한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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