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희망’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웃음기 쫙 뺀 ‘스마일 점퍼’의 재도전
우상혁(28·용인시청)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당시 한국 신기록인 2m35를 넘었다. 최종 순위는 4위. 마라톤을 제외한 육상 종목 최고 성적이었다. 사실 높이뛰기는 도쿄 대회 이전까지 육상 가운데 크게 주목받지 못한 종목이었다. 한국에서 육상은 보통 마라톤을 의미했다. 우상혁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보는 이의 관심을 끌었다.
긴장될 땐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고, 바를 넘은 뒤엔 방방 뛰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환한 웃음으로 긴장감을 이겨내던 우상혁에겐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의 미소 뒤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숨겨져 있다. 우상혁은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1㎝가량 작다.
신체적 불리함을 안고 높이뛰기 선수가 된 우상혁은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에 긴 시간을 쏟았다. 그에게 ‘짝발’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우상혁은 세계적인 선수로 날아올랐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과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을 차지하며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개인 최고 기록은 2m36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188㎝)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190㎝·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191㎝·이탈리아) 등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할 선수들의 키는 우상혁보다 최소 2㎝ 이상 크다. 우상혁에겐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와 경쟁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상혁은 군인 신분이던 도쿄 대회 때보다 머리카락을 더 짧게 자르고 파리 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삭발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엔 메달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에서 1㎝라도 더 뛰어보자는 마음”이라며 “대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머리를 밀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현재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을 꿈꾸며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그는 “메달을 따기 위해 온몸을 갈아 넣고 있다”며 “꼭 시상대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8월11일 오전 2시10분 시작한다. 우상혁은 “결선이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리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파리가 우상혁의 미소로 물들 시간이 다가온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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