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소문난 맛집 명맥 끊기는 게 안타까웠죠”
대 이을 사람 없어 폐업 위기 맞자
은행원에서 ‘3대 사장’으로 변신
전국 6번째 ‘백년가게’ 이름 올려
“대전 성심당처럼 명물로 키울 것”
“대전의 성심당처럼 청주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지난 1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에서 만난 이지은 ‘육거리소문난만두’ 대표(39)가 말했다. 그는 만두집 ‘육거리소문난만두’의 3대째 대표다.
육거리소문난만두는 50여년의 전통을 가진 만두집이다. 1970년대 흥덕구 복대동 노점으로 시작해 1980년대 들어 육거리시장에 자리 잡았다.
오래된 가게여서 단골도 많다. 육거리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은행에서 일하던 이 대표 역시 이 만두집의 단골손님 중 하나였다.
은행원이었던 그가 만두집을 물려받은 것은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겨 어려웠던 2020년 가을이다. 팬데믹으로 운영이 어렵고, 2대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어 문을 닫으려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다.
그는 “만두집 사장님이 남편의 고모할머니뻘 되는 분이었고, 가게를 물려받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단골이었던 만두집의 맛을 잃고 싶지 않아 가게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50년 전통 만두집의 뒤를 잇기는 쉽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한시도 쉴 수 없는 근무환경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만두피부터 재료, 게다가 찍어 먹는 간장까지 모두 만들다보니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며 “첫날 온종일 일하고 번 돈이 38만원에 불과해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판로 확대에 나섰다.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만 만두를 판매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만두를 직접 고객들에게 가져다주는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냉동만두를 개발해 온라인 매장으로도 진출했다.
판로를 넓히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덕분에 하루 90인분에 그쳤던 판매량은 최근 300~400인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만두집 중 전국에서 6번째 백년가게다.
미국 시장도 노크하고 있다. 비건 만두와 제로슈거 만두 레시피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은 국내 공장에서 위탁생산 방식으로 만두를 생산해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대전의 ‘성심당’처럼 육거리소문난만두를 지역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33㎡의 작은 가게에서 3층 건물로 확장 이전했다. 1층은 만두 제조·판매장으로, 2층은 시장 상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한식뷔페로 운영 중이다. 3층은 백년가게 히스토리룸과 만두 체험 공간으로 꾸며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백년가게 히스토리룸과 만두 체험 공간 등으로 방문객을 유치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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