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대란’ 비용 1조4000억 넘을 듯… 보상소송 잇따르나

이우중 2024. 7.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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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덮친 '정보기술(IT) 대란'의 여파가 사흘째 지속돼 이로 인한 비용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 패트링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IT 대란으로 인한 비용이 10억달러가 넘을 수 있으며, 보상은 소송을 거쳐 정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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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서 거센 후폭풍
항공기 총 2만3000편 지연·취소
“복구 속도… 운항 차질 가능성 남아”
첫 오류 발생 업체, 보상 언급 없어
전문가들, 피해 소송 가능성 무게
“美 압박이 빠른 기술 개발에 기여”
‘대란 무풍지대’ 中, 기술자립 강조

지난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덮친 ‘정보기술(IT) 대란’의 여파가 사흘째 지속돼 이로 인한 비용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피해 보상은 소송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21일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1시까지 전 세계적으로 2만10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1800여편이 취소됐다. 이는 각각 4만6000편과 3만5000편이 지연되고 5000편과 2800편이 결항됐던 19일과 20일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사진=EPA연합뉴스
이 중 미국 국제선·국내선은 3800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특히 1200편이 취소돼 미국 항공사에 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이틀 동안 5500편이 취소되고 2만1000편이 지연된 바 있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서비스가 복구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항공편 지연과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날 시스템 대부분이 복구됐지만 항공편 지연 및 취소 등 운영에 일부 차질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1000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된 델타항공은 이날에도 200편이 넘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운영에 차질을 빚었지만, 안전하게 복구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IT 대란의 완전 복구까지 많게는 몇 주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 화면을 지나가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 패트링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IT 대란으로 인한 비용이 10억달러가 넘을 수 있으며, 보상은 소송을 거쳐 정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파업 등과 같은 돌발 사건의 경제적 비용을 추산하는 데 특화된 곳이다.

앤더슨 CEO는 “최근 미국 자동차 판매회사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CKD 글로벌 해킹으로 인한 비용이 10억달러로 추산되는데, 당시엔 영향이 더 오래 이어졌지만 파장은 특정 산업에 국한됐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소개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훨씬 더 많은 소비자와 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고 복구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했다”며 “특히 항공편 취소에 따른 수입 감소와 항공편 지연에 따른 인건비·연료비 추가 지출 등으로 항공사에 큰 비용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하츠빌트 잭슨 국제공항에서 통신 중단 문제로 항공편이 지연돼 탑승하지 못한 승객들이 터미널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결함으로 전 세계 공항, 병원, 호텔 등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IT대란이 발생했다. AP뉴시스
CNN방송은 IT 대란을 초래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사과했지만 피해 고객에게 보상할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상과 관련해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경쟁사로 옮겨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테크 애널리스트는 이탈 고객이 5% 미만일 것으로 봤다.

IT 대란에서 피해를 입지 않은 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술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이 기술자립을 통해 IT 대란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고 보도하며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빠른 기술 개발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정부 부처와 주요 인프라 운영 주체들에 외국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국내 개발 제품으로 교체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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