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부터 섬유·생수까지…제조업에 AI 도입 잰걸음
위험 업무 인력 투입 축소·공정 최적화,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 기대
출범식 열고 확산 전략 발표…현재 5%인 도입률, 2030년 40% 목표
섬유산업은 고온에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많다.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 경향 등으로 섬유업계에서는 동물 대신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추세다. 인조가죽 생산 공정에서는 더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이들 물질은 공정 과정에서 기름증기를 만들어내 화재 위험성도 높다. 이런 이유로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아 생산성과 품질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섬유업계는 토로한다.
카시트 원단과 인조잔디 등을 생산하는 코오롱글로텍은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제조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코오롱글로텍은 “숙련자의 경험치에 의존해왔던 요소들도 AI 플랫폼이 학습하면 최적의 조건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며 “공정 최적화를 통해 유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하고 인력 투입을 줄여 안전성을 높이는 등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자율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의지가 있는 기업들과 학계, 연구기관 등이 한곳에 모여 연합체(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들 기업·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코오롱글로텍과 현대자동차, LG전자, DN솔루션즈, 포스코, 에코프로, GS칼텍스, 한국항공우주산업, HD한국조선해양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이 참석해 AI 자율제조 확산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생수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는 식음료 기업을 대표해 얼라이언스 참여 이유를 밝혔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분포한 식음료산업은 자동화, 스마트화 기술 적용률이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JPDC는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수동으로 선별하는 전처리 공정에 AI와 3차원(D) 비전 시스템을 결합하면 선별을 자동화하고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본다. 또 생산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자동 관찰해 장애를 최소화하고, 공정을 최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얼라이언스는 올해 선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200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애초 선도 프로젝트 10개를 선정하려 했지만, 지난달 실시한 수요 조사에 기업들의 관심이 커 선정 프로젝트 수를 20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추진할 프로젝트는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9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선도 프로젝트는 최대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산업부는 현재 5% 수준인 제조 현장의 AI 자율제조 도입률을 2030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부는 “목표대로 자율제조 도입률이 40% 이상으로 올라가면 제조 생산성은 20%, 국내총생산(GDP)은 3%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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