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지구의 양의 되먹임 현상
열대야가 나타나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열대야가 시작되면 체온이 높아져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극심한 더위로 지친 몸이 잠을 통해 휴식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에 이차적인 적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온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기온으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가 건강에 위협을 주는 것을 통해 적절한 휴식과 수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살 수 있을까. 1964년 미국의 랜드 가드너라는 고등학생은 과학자 윌리엄 디멘트와 함께 실험을 진행한다. 약물 혹은 카페인의 도움 없이 졸릴 때마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며 잠들지 않고 버틴 시간은 무려 264시간이다. 하지만 실험이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조현병 증상과 함께 환각에 시달리고 근육을 제어할 수 없어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며 단기 기억 상실증, 떨림 증상 등을 보여 실험은 중단됐다.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잠을 자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잠이 들려 하면 전기 충격을 주거나 물에 빠지게 해 쥐가 각성 상태를 유지하지만, 생명에 필요한 물과 음식은 계속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실험에 동원된 쥐들은 14일 만에 죽는다. 음식물을 주지 않았을 때보다 생존 기간이 짧아 불면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잠을 자지 못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는 ‘뇌’에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활동하는 과정에서 노폐물을 생성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뇌 또한 마찬가지다. 낮에 활동하며 뇌에 쌓인 노폐물이 청소되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한다. 잠을 잘 때 거치는 단계는 신체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수면이 건강에 필수적이다.
몸을 쉴 수 있는 ‘회복’ 시간은 꼭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잠’이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지구도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 시간 없이 일해온 결과 ‘지구 온난화’라는 질병에 걸렸다.
2003년 프랑스에서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식물의 광합성이 줄어들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렇게 늘어난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더 높이며 이차적인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더 늘어나는 것은 이 사례뿐만이 아니다. 북극 바다 위 떠 있는 빙하 면적이 줄어들며 태양 복사 에너지를 반사하는 양이 줄어들어 북극 기온이 올라갔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 빙하 면적은 더 줄어들고 북극 기온은 다시 더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양의 피드백’이라 이야기한다. 양의 피드백이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요소들이 서로 작용하며 강화돼 온실 기체 1을 방출했을 때 2, 3배 되는 지구 온난화 효과를 불러오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금성에서도 ‘양의 되먹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금성의 표면 온도는 무려 섭씨 420도로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다. 추측이지만 금성에도 처음에는 바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지구보다 태양 가까이 있어서 뜨거운 열기로 금성의 바다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탈출하고, 이렇게 빠져나간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가 돼 다시 금성 온도를 높이는 양의 되먹임 현상이 나타나 어느 생명체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지구가 열심히 버텨주고 있지만 계속해서 휴식 시간을 갖지 못한다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하루빨리 지구가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 방안이 ‘친환경 기술’이다. 사실상 친환경 기술이 활성화돼 지구에 휴식 시간을 주려면 전 세계의 에너지 교통 인프라 공업 농업 시스템이 정비돼야 한다. 너무나도 먼 미래 같지만, 규모의 경제에 초점을 두고 규모를 키운다면 빨리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연 이 길이 맞는 것일까를 고민하며 망설이다 보면 되돌리지 못하는 순간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민보다 ‘go’ 해야 할 시기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