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K] 일본 열도 울린 ‘한국 북의 힘’…이순하, ‘오카야 세계 북 콘테스트’ 수상
[KBS 전주] [앵커]
열린K 시간입니다. 최근 일본 나가노현 오카야시에서는 55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북 콘테스트가 열렸는데요,
이 대회에서 대북 연주가 이순하 씨가 한국인 최초로 남자 1인부 콘테스트에 참가해 3위 수상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오늘 열린K에서는 대북 연주가 이순하 씨를 만나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축하드립니다.
지난 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나가노현에서 열린 오카야 세계 북 콘테스트에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소감부터 말씀해주십쇼.
[답변]
오카야 대회는 일본에서도 권위에 있는 대회라 제가 도전은 했어도 수상을 하리란 확신은 없었습니다.
수상자로 발표되고 지금까지도 현실감이 들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타악을 전공하긴 했지만 대북을 혼자서 독학을 했거든요.
그 전에 대해서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회에서 수상을 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앵커]
일단, 이 대회가 어떤 대회인지 궁금한 분이 많을텐데요,
55년 전통의 오카야 세계 북 콘테스트, 어떤 대회인가요?
[답변]
오카야 대회는 일본 근대적 타이코, 즉 일본북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오구치 다이하치 선생님의 고향에서 벌어지는 대회이고 올해로 55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상한 부분은 2000년도부터 시작된 대북 연주 남자 일반부입니다.
오카야 대회에서 사용되는 북이 매우 크죠.
이 북은 비룡 2000이라는 북입니다.
북의 지름은 2m이고 받침의 높이가 1m라서 북 앞에 서면 거대한 벽과 마주한 느낌이 듭니다.
올해로 55회를 맞이한 오카야 콘테스트가 1990년대에 이르러 참가자의 부족과 운영의 어려움으로 대회 존치가 불투명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난국의 해결책으로 비룡 2000이라는 북을 만들기로 했고 오카야 주민들이 십시일반하여 비룡 2000을 만들어 혼자 연주하는 경연을 시작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오카야 대회는 대북을 혼자 연주하는 부분이 유명하지만 학생부 단체와 일반부 단체 부분에서도 수준 높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3번의 도전 끝에 수상을 했는데, 한국 경연 대회가 아닌 일본에서 경연 대회에 도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2018년 전주문화재단의 신진예술가로 선정되어 한국 최초로 대북으로만 진행되는 독주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독주회 이후 ‘나는 어느 수준에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답을 대회에서 찾아보려했으나, 한국에서 마땅한 대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오카야에서 벌어지는 세계 북 콘테스트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2019년도 처음으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번 도전 끝에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된 겁니다.
[앵커]
현재 타악 퍼포먼스 그룹 '타악연희원 아퀴'의 대북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타악연희원 아퀴'는 전주시 홍보대사이기도 하잖아요.
일본에 가서 전주시 홍보도 많이 하셨는지?
[답변]
물론이죠.
제가 2019년에 이 대회에 참여하면서 부터 일본 북 연주자들이 전주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하고 한국의 북에 대해 관심도 많습니다.
일본에선 현대적으로 무대화된 일본북의 아버지를 오쿠치 다이하치 선생님으로 보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농악에서 사물놀이가 잉태되었다는 맥락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해서 일본북 의 구성원들은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저 역시 그 부분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교류를 계속 해왔죠.
특히 제가 소속된 타악연희원 아퀴가 작년에 전주시홍보대사로 임명되면서 제가 활동할 때는 어떻게 보면 전주를 대표한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북의 전승자 야먀모토 마코토씨와 함께 한일간 문화교류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앵커]
이순하 씨는 이번 주말에 일본 후지산에서 열리는 또 다른 대북 경연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가는지, 또 앞으로 계획도 말씀해주시죠.
[답변]
후지산 북 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대회입니다.
이른바 제37회 후지산 대북 콘테스트인데요,
이 대회에는 ‘후지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대북이 있습니다.
높이 3m77cm에 무게 가 2.5t에 이르는 웅장한 이 북을 연주하기 위해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다양한 연주자들이 도전하는 대회입니다.
저도 이 북을 한번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에 올해 처음으로 후지산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저는 지난 시간 대북을 통해 ‘한국적인 연주’를 한다는 것을 고민해 왔습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제 연주를 들었을 때 한국에서 느꼈던 혹은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연주 속에서 느껴지는 대북연주자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도 지금처럼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최승리/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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