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무대 오른 부산 연극 “K-드라마 같다” 뜨거운 반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루마니아 시비우에 가기 전 '지역 연극인으로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았는데,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우수한 극단이 해외의 벽을 넘는 건 시간문제일 거라 확신합니다."
지난달 21~30일 루마니아에서는 제31회 시비우국제연극제(FITS)가 열렸다.
루마니아의 문화 수도로 꼽히는 시비우에서 매년 열리는 시비우국제연극제는 프랑스 아비뇽, 영국 에든버러와 더불어 유럽 3대 연극제로 꼽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전석 매진에 입석 관람까지
- “현지 비평 바탕 수정·보완 후
- ‘K-스릴러 연극’으로 키울 것”
“루마니아 시비우에 가기 전 ‘지역 연극인으로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았는데,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우수한 극단이 해외의 벽을 넘는 건 시간문제일 거라 확신합니다.”
지난달 21~30일 루마니아에서는 제31회 시비우국제연극제(FITS)가 열렸다. 루마니아의 문화 수도로 꼽히는 시비우에서 매년 열리는 시비우국제연극제는 프랑스 아비뇽, 영국 에든버러와 더불어 유럽 3대 연극제로 꼽힌다. 올해는 82개국에서 온 5000여 명이 830개 이상 공연과 이벤트를 펼쳤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부산 극단 따뜻한사람이 창작 연극 ‘컨테이너’로 두 차례 무대에 올라 해외 관객을 만났다. ‘컨테이너’는 다른 나라로 밀입국하는 난민과 탈북자를 실은 화물선박 컨테이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 지난해 10월 열린 제1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비팜) ‘1호’로 수출이 성사돼 관심을 모았다. 지난 19일 이 작품 연출을 맡은 따뜻한사람 허석민 대표와 프로듀서로 참여한 극단 아이컨택 양승민 대표가 국제 연극제 참여기를 전해왔다.
“현장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전석 매진됐고, 좌석이 부족해 객석 뒤에 서서 공연을 관람할 정도였어요.”
현지 한 공연 관련 매거진에서도 한 면을 할애해 ‘컨테이너’를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리뷰에서 ‘더 나은 미래를 찾아 죽음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난민들의 비극적 이야기를 조명한다’고 썼다. 극 중 컨테이너 내부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설정한 세트나 중립적 색상, 불안정한 불빛(조명)이 긴장감을 형성하는 데 제격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관대함 연민 공감 갈등 우정 자비 사랑 등의 다양한 감정이 균형을 이룬 모양이 극적인 한국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허 대표는 지역 연극인들이 이번 해외 진출을 통해 진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비우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우리는 예술 속에 삶이 있다면, 그들은 삶 속에 예술이 있었다”며 “성과를 내기 위한 축제가 아니라 예술을 축제의 장에서 나누고자 온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른 공연들도 관람했는데, 나라마다 사회적 이슈가 달라도 인간의 내면과 성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이번 시비우 방문을 통해 인간이 무언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보다 무언가에 영향을 받는 인간 이야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극단의 후속작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창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 프로듀서로 참여한 극단 아이컨택의 양승민 대표 역시 새로운 가능성을 엿봤다. 양 대표는 “현지에서 얻은 반응과 비평을 바탕으로 공연을 수정·보완해 ‘K-스릴러 연극’으로 작품을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했다.이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극 프로덕션을 모델로 국제 투어를 조직해 ‘컨테이너’의 활동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웰메이드 프로덕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부산의 첫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