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트럼프가 만든 소용돌이

심기문 기자 2024. 7. 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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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변했다.

2025년 1월 트럼프가 취임한다면 이후의 미국 경제 방향은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기력했다.

반대로 미국 빅테크주들이 약하고 미국 증시의 조정이 좀 더 깊어지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 비중을 급격히 줄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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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변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빠르게 짙어진 것이다. 6월 미국 물가 지표 이후 9월 금리인하 기대도 급격히 높아졌다.

그러자 빅테크·반도체 열풍이 식었다. 그나마 미국 증시는 낫다. 부진했던 미국 중소형주와 전통 경기민감주들이 괜찮다. 필라델피아 지역은행지수는 연초 이후 이달 10일까지 10~11% 하락했으나 이후 급등했다. 미국 주택건설 업종주가지수도 이달 10일 이후 14% 올랐다. 순환 조짐이 있다.

이러한 트럼프 총격이 야기한 주식시장의 소용돌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2025년 이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외교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내부적으로 감세와 규제 완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감세 등 재정확대와 금리인하, 달러 약세 등 경제정책을 둘러싼 방향은 서로 모순된다. 예컨대 감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다. 어떻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며, 달러가치가 떨어질 수 있을 것인가. 2025년 1월 트럼프가 취임한다면 이후의 미국 경제 방향은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이 아니다. 미국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기력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인공지능(AI)테마가 약해지자 별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에서 방산 등 기계업종과 조선·건설·건설기기 등 일부 업종들의 주가가 강했을 뿐, 주가가 하락하는 업종들이 더 많았다. 그렇다고 그동안 부진했던 업종들이 제대로 반등하지도 못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세나 교역 위험에 노출된 수출주를 빼면 다른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그만큼 수출 이외에 다른 성장 대안이 없다는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반대로 미국 빅테크주들이 약하고 미국 증시의 조정이 좀 더 깊어지더라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 비중을 급격히 줄일 필요는 없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트럼프 당선으로 2025년 이후 과열 우려가 생겼다. 물론 빅테크에 대한 선호도가 흔들릴 수는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반스의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경력과 반독점 지지 때문이다.

그러나 9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높다. 경기 둔화 압력도 높다는 의미다. 미국 경기 둔화를 견딜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대안은 여전히 미국 대형 기술주가 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회는 무엇이 있을까. 그나마 확실한 것은 국내 금리 하락이다. 3년 국채금리는 연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금리 하락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금리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했던 업종은 건설·금융·필수소비·유틸리티 등이다. 경기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업종들이다. 순환매는 어쩌면 미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국내 증시는 좀더 안전벨트를 맬 필요가 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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