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체계적 기획·다양한 콘텐츠… 0.01% 크리에이터의 홍보 노하우
목표로 할 시청자층 파악후 트래픽 유도에 중점
X, 페이스북, 유튜브 등 동영상·SNS 광고 투자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여 만든 결과물도 중요
가수 박재범이 지난 6월 25일 '온리팬스(OnlyFans)' 계정을 개설했다.
박재범은 첫 게시글로 "여러분의 지원에 감사드리고 모두가 약간 다른 것이 필요할 때 여기에 있을 수 있어 기쁘다"라고 적었다.
K팝 가수로는 처음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수많은 매체가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그곳이 성인용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활동하는 플랫폼인 '온리팬스(OnlyFans)'였기 때문이다.
온리팬스도 초기에는 아마추어 음악가나 피트니스 콘텐츠를 다루는 헬스 트레이너 등 건전한 콘텐츠가 많았다. 다만, 콘텐츠에 과금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콘텐츠 생산자와 구독자 모두 성인일 수밖에 없고,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콘텐츠가 아닌 이상 검열하지 않는 방침이 결합해, 현재는 성인용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온리팬스는 구독자들의 돈을 받고 크리에이터들이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정기구독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과 달리 구독료를 낸 팬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올리고, 이를 통해 인플루언서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구독 기간이나 가격은 콘텐츠 제작자가 임의로 정해서 게시할 수 있으며, 결제된 돈 중 20%는 온리팬스 측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80%를 콘텐츠 제작자 몫으로 돌아가는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수수료 정책은 창작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각각 5대 5, 6대 4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온리팬스는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SNS다. 영국의 뉴스 통신사 로이터는 "비상장사인 온리팬스의 매출은 2022년 기준 세전수익은 5억 2,500만 달러(약 7,281억 원)로 3년 만에 100배가 증가했으며, 매출은 최소 20배 늘어난 10억 달러(약 1조 3,87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라고 전했기도 했다. 2024년 연초 기준 약 2억388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매일 신규 사용자 50만 명이 가입하고 있다. 작년에는 온리팬스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변호사를 포기했다는 20대 이란계 미국 여성 야즈멘 자파르가 화제가 됐다. 변호사로 일하며 받던 연봉 7만5000달러(약 9800만 원)를 작년 2월 한 달 만에 벌어들였고, 이후 3개월 동안 18만 달러(약 2억3500만 원) 이상을 벌었다고.
미국 유명 가수 카디 비(Cardi B)도 온리팬스 계정을 열고 매달 100억 원 이상 돈을 벌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백스트리트 보이즈 닉 카터 동생인 아론 카터도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온리팬스에는 310만 명의 콘텐츠 제작자가 있으며, 이들 중 상위 제작자에 입성하면, 한 달 10만 달러(1억3000만 원) 이상을 번다고 알려져 있다. 온리팬스에서 상위 0.01% 인플루언서를 차지하기도 했던 버니 브라우니(Bunny brownie)를 만나 실제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온리팬스 인플루언서의 삶을 들어봤다.
유튜브 구독자 11.1만 명과 인스타그램 팔로워 35.6만 명, X(옛 트위터) 팔로워 54.4만 명 등 대중적인 플랫폼에서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확보한 그녀는 자신을 "성공적인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며 "내 이야기를 한국 팬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닉네임에 대해 토끼를 아주 좋아하고 브라우니처럼 피부색이 황갈색이어서 짓게 됐다고 말하는 버니 브라우니는 "내 여정은 우연이었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소개를 해달라.
"나는 26세로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났다. 22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24세에 석사학위를 받아 하드웨어 엔지니어 일을 8개월 동안 했다. 나는 2023년 1월에만 해도 하드웨어 엔지니어였다. 내가 하는 공학 관련 직업은 보수가 좋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대학원 학위를 받은 뒤, 이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대만에서 온리팬스(OnlyFans) 크리에이터로서 상위 1%를 유지하고 있고, 전 세계 기준 상위 0.01%를 차지하기도 했다."
◇온리팬스 상위 0.01% 크리에이터가 된 비결은.
"'열심히 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해야 한다'가 내 신조다. 처음부터 나는 대만뿐 아니라 글로벌 구독자를 목표로 삼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들은 팁 문화가 있고 콘텐츠 구독에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목표로 할 시청자층을 파악한 후 대중적인 SNS를 통해, 내 온리팬스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뒀다. X,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에 짧은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SNS 광고에도 투자했다."
-온리팬스 0.01% 크리에이터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
"내가 0.01%를 기록했을 때 약 9000명이 구독했고, 최저 구독료는 10달러 이상이었다. 한 달 동안 약 16만 달러(약 2억 2200만 원)를 벌기도 했다. 물론 내가 항상 상위권에 있는 건 아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보면 다른 크리에이터와 협업 영상, 챌린지 영상 등도 촬영한다.
"체계적인 기획과 다양한 콘텐츠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점을 만든다. 나는 모든 콘텐츠 제작자가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구독자를 위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든다'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친구다. 팬들은 여러 크리에이터를 구독하기 때문에, 팬들이 좋아하는 다른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다른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관심 있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성숙함, 인내, 그리고 자기 통제는 인플루언서로서 성공을 위한 중요한 특성이다. 성형수술을 통해 완벽한 얼굴과 몸을 만들기는 쉽지만,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드는 것은 어렵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온라인에 게시된 모든 것은 영원히 남아 있다'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은 온라인에 게시된 당신 사진과 비디오를 배포하고, 때로는 훔치기도 할 것이며, 그중 일부는 당신 신원을 불법 활동에까지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IP 추적이 어려우므로, 사법기관의 법 집행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내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해서 게시하는 것이다. 가끔 좋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처음에 많은 조회 수를 얻지 못했더라도,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콘텐츠를 홍보해야 한다. 자기 통제는 온리팬스처럼 관리 감독자(매니지먼트, 에이전시 등)가 없이 개인으로 활동할 때 필수적이다. 매일 루틴처럼 구독자들에게 어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서 할 일이 많다."
◇한국에서 가수 박재범이 온리팬스를 개설해 화제가 됐다. 어떻게 생각하나."2023년 미국 유명 여성 래퍼 배드 베이지(Bhad Bhabie)도 온리팬스 계정을 개설했고, 6시간 만에 100만 달러를 벌었다. 나중에 바비는 이 상황을 노래로 쓰기도 했다. 그래서 나로서는 딱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또 재미있는 사회실험이기도 해서 결과가 궁금하다.
대만과 비교해 봤을 때, 대만 사회는 모든 종류의 목소리를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개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명한 모델이나 가수가 온리팬스 계정을 개설하면 모든 팬이 구독할 것 같다. 온리팬스는 기본적으로 모든 일반인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게시할 수 있고 구독자는 좋아하는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온리팬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나는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내 사생활을 공유하는 데 훨씬 더 개방적이다.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길이 재앙이 될 수 있다.
또 친구들의 칭찬이나 낯선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러 요소로 이미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성공하기가 더 쉬울 수 있다. 오늘날 세상에서 누군가의 관심을 단 7초 동안이라도 끌 수 있고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면 당신은 승자다."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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