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면 3배 손실인데"…반도체주 급락에 3배 레버리지 매수[서학픽]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모순적인 매매 행태를 보였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와 테슬라에 대한 대규모 차익 실현을 계속하는 동시에 반도체주와 엔비디아, 테슬라의 주가 상승시 2~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는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급등한 기술주가 조정 양상을 보이자 비중 축소에 나선 반면 투기적 서학개미들은 지난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급락이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며 중소형주가 급반등하자 중소형주 ETF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2개나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1~17일(결제일 기준 15~19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108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순매도 한 주만에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8%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3.5% 급락했다. 이후 지난 18~19일 이틀간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5%씩 추가 하락했다.
지난 11~17일 사이에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떨어진 날은 11일과 17일, 2거래일뿐이지만 이 때 낙폭이 컸던 탓에 이 기간 동안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지난 17일에 2.8%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였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은 SOXL을 2억634만달러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1억8500만달러 이상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8% 급락한 지난 17일에 이뤄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8일에 0.5% 반등했으나 19일에는 다시 3.1% 하락했다. SOXL을 대거 순매수한 서학개미들의 바람대로 반도체주가 이번주에는 반등에 성공해 상승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조정이 지속되며 낙폭을 키울지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는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도 애플은 9746만달러 순매수했다.
AI 앱이 가동되는 신형 아이폰으로 교체 수요가 발생하며 아이폰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에 애플 순매수가 3주째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에도 애플을 9000만달러 이상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권에서 특이한 점은 각각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주가 상승시 2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를 8847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를 3718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투자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서학개미들이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7767만달러, 테슬라는 6973만달러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3주째, 테슬라는 9주째 순매도다.
지난 11~17일 사이에 엔비디아는 12.5% 급락하고 테슬라는 5.6% 하락했으나 저가 매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비중 축소만 이뤄진 셈이다. 이는 엔비디아는 올들어 내내, 테슬라는 7월 들어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하루, 이틀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저가 매수에 들어가기는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서학개미들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부 공격적인 단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시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레버리지 ETF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VDL은 엔비디아 주가가 6.6% 급락한 17일 하루에만 4200만달러 이상 몰렸다.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발표된 지난 11일부터 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중소형주 ETF를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지수를 따르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IWM)를 4666만달러. 러셀20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스몰캡 불 3배 ETF(TNA)를 3044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18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3255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TSMC는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기술주 전반이 조정을 받는 분위기 속에서 주가가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DJT)이 정치 테마주로 2359만달러 순매수된 것도 주목된다
나스닥100지수를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도 2261만달러와 1917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미국 대표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ETF는 미국 증시의 장기 강세를 믿는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를 5980만달러 대거 순매도했다. 직전주 6283만달러의 순매수에서 돌아선 것이다.
지난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AI 수혜주가 급락한 가운데 대표적인 AI 수혜주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에 대해서도 2843만달러와 2416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이다에 대항해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 처리장치)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는 AMD도 1959만달러 순매도됐다.
비트코인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CONL)는 2247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CONL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를 1780만달러 순매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으로 장기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며 TMF 가격이 하락하자 매수했다가 국채수익률이 다시 떨어지자 금세 차익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장기 국채수익률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하늘을 나는 택시를 개발하는 조비 에비에이션은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항공택시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나오며 162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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