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재사용까지… K배터리, 274兆 시장 선점 각축전
EU, 전 과정에 친환경·안전성 요구
기업들 ‘자원 순환’ 경영전략 반영
삼성SDI, 재활용 광물 비율 확대
LG엔솔, ESS 등 용도 재사용 추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지난해부터 본격 대응
22일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25년 208억달러(약 27조원)로 성장한 후 연평균 17%씩 증가해 2040년에는 2089억달러(약 274조원)를 상회할 전망이다.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지만 각국에서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 외려 사용 후 배터리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시장에 진출하는 배터리의 생산부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 배터리 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를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SDI는 제품에 들어가는 재활용 광물 적용 비율을 매년 확대할 예정이다. 리튬 등 폐기물(스크랩)에서 추출된 핵심 광물은 전구체나 양극재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소재 파트너사에 직접 공급돼 삼성SDI 제품 제조에 다시 사용되는 방식으로다. 최종 소비자가 사용 후 폐기한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재활용메탈 재사용률은 12%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18%, 내년 21%의 목표를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회사들과 협력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배터리는 휴대용, 산업용, 전기차용 등 배터리 종류별로 제조 시점에서 사용되는 재활용 원료의 최소 기준과 의무 수거 비율이 각각 다르다"라며 "최대한 많은 물량의 사용 후 배터리를 확보한다는 생각으로 주요 거점별로 현지 업체를 통해 사용 후 배터리 수거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ESS '재사용'도 고삐
사용 후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제품의 배터리로 '재사용'하는 것도 시장의 일부다. 재사용은 광물 추출 등 절차 없이 고사양인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는 한 북미 협력회사와 협업해 20피트(ft)급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컨테이너 시스템을 개발했고, 올 초엔 미 텍사스 지역 내에 50㎿h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제주에도 재활용 ESS 컨테이너 시스템을 설치해 출력제약을 검토하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 잔존수명 검증과 확산 방지 솔루션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 후 배터리 부속품을 교체해 ESS 등 기타 용도로 재조립하는 '재사용' 과정 역시 사용 후 배터리 순환 체계의 한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SK그룹은 관련 사업을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나누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R&D) 담당 조직인 환경과학기술원이 사용 후 배터리 내 금속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아직 가시화된 사업은 없지만 리사이클사업부에서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SK그룹의 사용 후 배터리 전략은 협업이다. 최근 무산되긴 했지만 2년 전부터 국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1세대 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협업을 추진했다. 배터리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를 모두 회수하는 내용이다.
성일하이텍은 리튬이온배터리 내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탄산리튬 등 5대 소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도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를 가지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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