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교육 통해 지역 변화 꾀한다"
광석마을학교, 민관학 함께 지역 돌봄 교육 이끈다
다울림 오케스트라, 마을과 학교가 꿈을 연주하다
늘푸른나무, '아빠 필요한 아이들' 위한 주말 돌봄
◇충남 논산시 광석마을학교=충남 논산시 광석면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삼삼오오 손을 잡고 주민자치센터로 모여든다. 꼭 잡은 손은 친구의 손이 아닌 동생들의 손이다. 가방과 휴대폰을 내려놓고 언니, 오빠들과 수다 삼매경. 가정에서 대부분 혼자인 아이들에게 마을 학교 대가족은 바라왔던 모습이다.
지난 2020년 논산 광석면민들은 농업이 생계 수단인 젊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돌봄과 학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내로 이주하는 현상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데 뜻을 모았다.
학생들의 기초학습능력 향상과 학생들의 문화 체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용, 광석마을학교를 만들게 된 것.
지역 사회는 마을 학교 운영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이들을 위해 야간 늦은 시간 귀가하는 학생들을 위한 방범대의 귀가 차량 지원사업, 도움이 필요한 조손가정을 위한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 의용소방대의 주기적인 안전 교육과 심리상담, 마을 학교 후원을 위한 바자회, 농민들의 정성이 담긴 딸기·수박 등 제철 과일 후원 등을 한다.
지원 의사가 있는 주민들은 이 모든 과정을 '광석면 사람&늬우스'라는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해 진행한다. 또 주민자치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전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마을 인재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광석마을학교는 늘봄교실을 운영한다. 기초학습을 포함한 AI연계 미래교육, 학생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예능 활동과 함께 신체발달을 위한 체육프로그램까지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여러 프로그램을 설계해 운영 중이다.
마을학교는 아이들에게 저녁 식사와 하교를 지원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잇는 늘봄교실도 운영해 돌봄 서비스 확대와 사교육 대체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교육지원청, 지자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마을학교 운영은 광석면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광석초등학교는 지난해 신입생이 단 1명뿐인 전교생 28명의 학교였지만, 올해 신입생만 32명인 전교생 54명의 학교로 변모했다.
또 초등학생 졸업생 중 지역 중학교 진학률은 50% 미만이었으나 중학교까지 연결되는 마을학교 프로그램으로 인해 올해 초등학교 졸업생 중 90% 이상이 지역중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논산시 다울림 청소년 오케스트라=충남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마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다울림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다울림 오케스트라는 학교나 가정에서 악기를 배우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2020년 7월에 창단했다. 음악으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음악 활동을 실천 중이다.
현재 다울림 오케스트라는 논산·계룡 지역 초·중·고등학생 50명이 단원이다. 논산계룡교육지원청 회의실 등에서 매주 화요일 정기연습, 월 1회 전체 합주연습을 통해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과 감성을 발달시켜 음악적 발전을 도모하고, 타교 학생들과 교류를 통해 공동체 의식도 쌓고 있다.
교육지원청에서 학생모집부터 관리까지 운영을, 학생들은 무상으로 악기를 대여받고 악기 수업료를 전액 지원받고, 우수한 전문 강사진으로부터 악기 레슨을 받으면서 방과후 시간을 안전한 환경에서 보낼 수 있어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울림 오케스트라는 학생들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음악을 통해 자신감, 협동심과 책임감도 기를 수 있다.
지난해 논산계룡행복교육지구 성과보고회에서는 '교육으로 마을과 학교가 꿈을 연주하다'라는 주제로 약 140여 명 학생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연주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3일 열린 다울림 오케스트라 여름 음악회에서는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어울림 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또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행사에 초청받아 연주 봉사를 하며 음악으로 지역 주민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눈다. 이는 다울림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단순히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문화예술 단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정석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다울림 오케스트라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사랑하고 즐길 기회를 제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온 마을이 음악으로 물들 수 있도록 다울림 오케스트라 운영에 더욱더 힘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논산시 늘푸른나무='늘푸른나무(지구환경교육센터)'는 논산 지역을 기반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없이 400여 명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다. 지난 1995년에 결성돼 2006년 충남도에 공익단체로 등록해 소외계층 지원과 시민환경교육, 건강사회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늘푸른나무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공익사업은 지역아동 주말돌봄사업인 '아이들과 어깨동무'다. 이는 20년 이상 이끌어온 단체의 대표적인 소외계층 지원사업으로 '전교가르멜수녀회'가 함께 한다.
'아이들과 어깨동무'는 지역아동센터나 학교에서의 돌봄활동이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전까지만 운영되는데 착안,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혼자 있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혼자 있게 되거나, 보호자가 있어도 적정한 돌봄과 여가 활동이 어려운 지역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말돌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
절제력과 판단력, 상황별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혼자 있게되면 미디어나 도박, 범죄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영양부족과 무기력, 우울증에 빠지거나 은둔형 외톨이 등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말 돌봄의 목표는 '자연과의 교감', '시민의식의 함양'이다. 아이들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생태적 감수성을 함양하는 한편 인성과 시민의식을 키운다.
주말돌봄 효과는 크다.
아이들은 기본규칙과 참여과정을 통해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운다. 감정통제(ADHD)가 어려웠던 아이들이 완화된 사례도 여럿이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불안정한 가정생활로 방황하던 학생들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고 일부는 후원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면 어려운 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해 줄 재정적인 어려움과 운영 상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 보호자들과의 소통도 쉽지 않다. 대부분 다문화 가정(80% 이상)이라 정확한 의사전달이 어렵고 거의 주말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아 면담하기가 쉽지 않다. 보호자들의 의도적 회피와 무관심도 적지 않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제 늘푸른나무는 주말에만 운영되는 새로운 돌봄 쉼터를 구상하고 있다. 주말에 혼자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 편의점 음식이나 라면으로 식사를 하고 막연히 시간을 보낸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바꾸기 위함이다.
권선학 늘푸른나무 대표는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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