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 출신' 윤도현→전현직 대통령 추모...故 김민기, 진짜 "할 만큼 했다" (종합)
학전 측 "생전 '할 만큼 했다'고...조의금, 조화 받지 않기로"
윤석열 대통령, 가수 윤도현, 이적 등 추모 잇따라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극단 학전의 대표이자 가수 겸 공연연출가 김민기가 세상을 떠나자 그와 함께했던 연예계 스타들부터 전, 현직 대통령까지 추모에 나섰다. 생전 고인이 주변인들에 어떤 존재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기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고인의 조카이자 학전 총무팀장인 김성민 씨는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댁에서 요양 중이던 선생님(김민기)의 건강이 지난 19일부터 조금 안 좋아졌고 20일 오전 응급실을 찾았다"며 "병원에 갔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 날 오후 8시 26분에 돌아가셨다"고 과정을 밝혔다.
유언에 대해서는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3∼4개월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라며 "학전과 관련해선 '지금 끝내는 게 맞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1951년생인 고인은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했지만, 이내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0년 노래 '아침이슬'로 데뷔한 후, '상록수', '공장의 불빛' 등 다수 곡을 남겼다. 특히 정치, 사회적 투쟁의 의미가 담긴 곡들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음반 활동 외에 공연계에서도 업적을 남겼다. 1991년 대학로 학전 소극장을 개관한 후 뮤지컬 '개똥이', '지하철 1호선' 등을 선보이며 연출가로도 활약했다.
무엇보다도 30여 년간 후배 예술인들을 양성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조승우, 장현성, 김광석, 박학기, 윤도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배우, 가수들이 학전을 거쳤다.
그러나 학전은 김민기 대표의 투병과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폐관 소식이 알려져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학전 출신 배우, 가수들이 모여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 공연을 펼쳤으며, SBS 다큐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에서 학전과 김 대표에 대해 재조명하기도 했다.
생전 문화예술계에 미친 영향력이 그만큼 컸던 탓에 고인의 별세에 수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학전 출신인 가수 윤도현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저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존경하는 음악가 김민기. 언제나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실 김민기 선생님. 학전도 선생님도 대학로도 많이 그리울 것 같다"라며 애도했다.
가수 이적 역시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며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과거 김민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수 알리도 "노란 머리 시절,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 선배님 맞은편에 앉아 수줍게 술 한 잔 받은 날이 처음 선배님과의 만남이었다"라며 "선배님 예술 인생의 발자취를 알게 되고 느끼고, 노래로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제 주님 곁에서 평안과 안식을 마음 편히 누리시길"이라고 추모했다.
그 외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가수 조영남, 박학기, 한영애 등 수많은 이들이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추모하고 있다.
문화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기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라며 "참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려는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더 밝게 만드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숭동 학림다방에서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열정이 마음에 울림을 줬다.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돌아보며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하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합니다"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한국 대중문화계를 이끌며 국민들과 예술인들로부터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김민기 님이 세상을 떠났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기 님은 엄혹한 시대에 끝없는 고초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열망과 함께 영원한 청년정신을 심어줬던 분이다. 그의 노래와 공연은 역경과 혼돈의 시대를 걷는 민중들에게 희망이었고 위로였다. 그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꿨다"라며 "'상록수보다 푸르고, 아침이슬보다 맑은' 김민기 님은 멀리 떠나셨지만,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 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등도 고인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윤도현, 알리 인스타그램, 학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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