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심 속 숨겨진 오름 정복하기
초록의 싱그러움을 가득 머금은 여름 제주. 7월의 제주는 여름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물론 덥고 습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제주의 오름 숲 한가운데로 가보는 것도 더위를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텐데요. 제주에 인기 있는 명소들은 여행객들로 가득해서 조용히 자연을 즐기고 자연과 친해지고 사람들을 위해, 제주 도심 구석구석 숨겨져 있는 오름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조용히 나만의 제주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언제든 훌쩍 떠나기 좋은 동네 오름을 정복해 보는 것 어떨까요?
먼저 한라수목원 속 숨겨진 오름 '광이오름'으로 가보겠습니다. 제주공항과 가까운 곳에 있는 한라수목원. 한라수목원 자체로도 자연 속을 거니는 산책로이지만 그 속에 광이오름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드뭅니다. 광이오름은 한라수목원 내에 위치해 있는 오름으로 '괭이오름'이라고도 하며, 말굽 형태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는 기생화산입니다.
광이오름을 가기 위해선 한라수목원 안으로 들어와 '산림욕장'이라고 적힌 팻말을 찾아야 합니다. 이곳이 광이오름의 입구로 성인 기준으로 약 15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오름인데요. 오름 입구에는 체력 단련시설도 준비되어 있고 등산로 역시 정비가 잘되어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름을 오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유치원 아이들도 오름 탐방을 오는 곳이니까요. 성인들 올라가기는 어렵지 않을거에요.
야자 매트가 깔린 등산로를 걸으면 울창한 숲과 함께 산림욕을 즐기기에 참 좋습니다. 운이 좋다면 노루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여유 있게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심 안에서 이러한 자연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제주의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요.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금세 정상에 다다릅니다.
정상에 있는 정자에 앉아 제주의 자연 내음을 한껏 들이마셔 보세요. 제주의 도심이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날이 좋다면 저 멀리 한라산도 볼 수 있고요. 공항에서 차로 이동하면 금방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복잡한 도심 속에서 피톤치드 가득한 자연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이번에는 삼나무숲이 우거진 도심 속 오름 '검은오름'입니다.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과 헷갈리면 안됩니다. 이곳은 제주시 연동의 끝자락, 공항에서 차로 20분을 가면 만날 수 있는 오름인데요. 숲이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검은오름'이라고 불리는 오름입니다. '검은'이라는 단어는 '신'이라는 의미도 있어 '신령스런 산'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입구에서 오르다 보면 삼나무 숲 방향과 정상 방향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느 쪽으로 올라도 한 바퀴를 돌아 내려오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오름의 입구부터 조금만 걸어 들어가도 하늘을 향해 뻗어 자라있는 삼나무 숲을 만나게 되는데요. 빼곡히 자라있는 삼나무 숲을 보니 왜 '검은오름'이라고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숲 안은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줍니다. 촘촘하게 심어진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하며 걸을 수 있는데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 싱그러운 기운과 함께 걸으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볍게 느낌이 듭니다. 검은오름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주의 모든 자연이 아름답지만, 사람이 많다면 여유로움과 평화로운 마음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오름은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한 곳이라 자연의 소리도 평화로이 들리는 곳이어서 혼자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즐기기 더욱 좋은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나무 사이에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금세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좀 있는 편이지만 올라가는데 약 15분 정도면 금세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특히나 검은오름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풍광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사방이 탁 트여 웅장함이 더욱 잘 보이는 한라산의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인데요.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주변의 다양한 오름의 풍경과 제주 시내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검은오름이 정상에 오른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 같은 풍경인데요.
정상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내려올 때는 올라온 길의 반대편으로 내려가 오름을 한 바퀴를 둘러보며 내려가 보는 걸 추천합니다. 천천히 걸으며,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겨 볼 수 있을 것이니까요.
시내와 가깝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 무엇보다 울창한 삼나무 숲길에서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며 제주의 다양한 풍광을 즐겨 볼 수 있는 검은오름. 일상의 소음은 잠시 꺼두고 지금 바로. 초록이 물든 검은오름에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보기를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도 제주 도심 아름다운 오름 두 곳을 추천해 드릴 예정이니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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