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담았는데 계속 안 오르네"… 덫에 빠진 저평가주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2024. 7. 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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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주식만 계속 오른다."

주식판의 격언 중 하나다.

국내 증시에서는 유독 이런 주식들이 많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계속 오르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이 좋음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한 이유는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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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수혜 기대에도
HMM·코오롱인더·한진
제값 못받고 주가 부진

◆ 저평가주 잔혹사 ◆

"오를 주식만 계속 오른다."

주식판의 격언 중 하나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투자 방식을 고집할 경우 되레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국내 증시에서는 유독 이런 주식들이 많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분류되지만, 올 들어 계속된 밸류업 훈풍에도 수혜를 받지 못한 종목들이 즐비하다. 보통은 실적이나 주식 공급 등 다른 이유가 있었던 종목들이다.

우선 실적이 좋고, 향후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지만 저PBR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식이 있다. HMM이 대표적이다. HMM의 현재 PBR은 0.55배다.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올 들어 HMM은 주가가 오히려 13.02%나 내렸다. HMM은 2007년 한때 주가가 35만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목표주가가 2만원인 주식이 됐다. 이유는 주식 공급량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계속 오르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이 좋음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한 이유는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낮아진 수익성 탓에 계속 주가가 떨어진 종목도 있다. 코오롱인더가 대표적이다. 주력인 아라미드의 판매가가 하락한 뒤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 실적 회복은 멀어지고 있다.

실제 코오롱인더의 작년 3·4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70억원과 80억원 적자였다. 올해 1분기도 작년 같은 기간(289억원)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203억원 흑자에 그쳤다. 코오롱인더의 PBR은 0.41배에 불과하고, 올 들어 주가는 15.73%나 내렸다.

한진도 대표적인 밸류트랩 종목이다. 한진의 PBR은 0.2배로 극도로 낮은 수준이다. 한진은 2000년부터 작년까지 24년 중 18년을 시장 수익률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한진을 장기간 보유한 주주는 20년을 넘게 보유해도 코스피만큼의 수익률도 누리지 못했다. 한진의 2024년 주가 등락률은 -23.34%다. 마찬가지로 PBR은 0.28배에 불과한 휴스틸도 올 들어 주가가 4.21% 떨어졌다. 휴스틸의 경우 1989년에도 주가가 34만원을 넘었던 종목이지만, 현 주가는 5000원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밸류트랩(value trap)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봤을 때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거래돼 주가가 싼 것으로 보고 투자했는데 주가가 계속 저조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을 말한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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