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해리스 대선 후보 확정, 4600명 대의원 손에 달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웨스트오버 고등학교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대체 후보 선출 과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4600여 명 대의원들이 후보를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온라인 투표든 전당대회 현장 투표든 8월 중에 이들이 새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성명을 내고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리슨 의장은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만 밝혀 아직은 많은 것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미 6월까지 끝난 주(州)별 경선을 다시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4600여 명에 달하는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들이 대선에 나설 후보를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지요. 따라서 4600여 명의 전대 대의원 중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을 통해 확보한 99%는 바이든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전당대회(8월 19∼22일·시카고) 또는 그 전 온라인 투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하차함에 따라 바이든을 찍기로 약속돼 있던 대의원은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지만 '바이든몫 대의원'들이 의무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대의원들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단 대의원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을 투표를 할지 일정과 방법을 민주당 전국위원회 차원에서 정해야 합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 규칙위원회는 당초 이달 22일(월) 시작하는 주에 회의를 갖고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온라인 투표 날짜를 8월 1∼5일 사이로 정하려 했지요. 그러나 바이든의 재선 포기라는 중대 변수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투표가 실시될지, 아니면 8월 19∼22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현장 투표로 진행될지 미지수가 됐습니다.

당내에서 '열린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후보 확정 시기를 8월 19∼22일 전당대회때까지로 미루자는 의견이 분출될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럴 경우 보통은 경선 승리자에 대한 대의원들의 형식적 추인 절차인 전당대회가 실질적인 경쟁 무대가 됩니다.

온라인 투표가 실시된다면 8월 7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최근까지 적용된 오하이오주 주법에는 오하이오주에서 8월 7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죠.

8월 초 온라인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후보가 나올 경우 그것으로 새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전당대회장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일부 지역에서 9월에 대선 조기 투표를 실시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 투표 형식으로든, 전당대회 현장 투표 형식으로든 8월 중에는 대의원들이 새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8월 7일이라는 후보 확정 마감 시한을 고수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대체할 후보로 지지 선언한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3 후보가 나서서 당내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해리스 선거 캠프는 대의원은 물론이고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는 등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