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두 개의 글로벌 챔피언을 기대한다

2024. 7.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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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내 에너지 업계에 주목할 만한 두 개의 소식이 있었다.

첫째는 두 개의 에너지 기업이 합병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종합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합병에 여러 가지 동인이 있겠지만,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겠다는 비전이 합병의 가장 큰 동인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분명 과한 욕심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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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산하의 에너지 기업 합병
한수원의 체코 원전 2기 수주
한국 에너지산업 도약 계기
정부 힘 보태 시너지 효과를

지난 17일 국내 에너지 업계에 주목할 만한 두 개의 소식이 있었다. 첫째는 두 개의 에너지 기업이 합병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종합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둘째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강력한 경쟁자인 프랑스전력공사를 제치고 체코 원전 2기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었다. 석유, 정유, 주유소, 2차전지, 자원 개발, 폐기물 에너지화 등을 다루던 SK이노베이션과 천연가스, 도시가스, 발전, 집단에너지,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솔루션 등을 다루던 SK E&S는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이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합병법인의 자산 규모 및 매출액은 각각 100조원 및 88조원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2023년 88조2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한전이 국내에서 가장 큰 에너지 기업이었다. 하지만 합병법인은 곧 한전을 뛰어넘는 내셔널 챔피언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전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받는 공기업으로 전기를 만들 수는 없고 판매만 할 수 있는 등 신규 사업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반면에 합병법인은 민간 기업으로서 에너지 부문의 다양한 밸류체인에 진출해 있기에 신규 사업 수행에 유연하다. 즉 합병법인은 내셔널 챔피언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합병에 여러 가지 동인이 있겠지만,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겠다는 비전이 합병의 가장 큰 동인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분명 과한 욕심이 아닐 것이다.

한수원의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정말로 기분 좋은 소식이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이 결정된 지 15년 만의 쾌거다. 정부의 도움도 컸지만 한수원은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팀코리아'를 꾸려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였기에 체코 원전 수주전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 유일의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은 이미 내셔널 챔피언이다. UAE에 이어 이번에 유럽에도 진출하게 됨으로써 팀코리아를 주도하는 한수원은 글로벌 챔피언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아 세계 최고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가 두 개의 글로벌 챔피언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과거 시장을 독점했던 스탠더드 석유회사 한 개가 정부의 강력한 반독점 규제 정책으로 인해 현재 다수의 글로벌 챔피언 에너지 기업으로 분화되었다. 반면에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하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 내셔널 챔피언이 된 후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혀 글로벌 챔피언이 되었다.

즉 미국은 부존 에너지가 풍부하고 내수 시장이 크기에 에너지 업계가 다수의 기업으로 구성돼도 글로벌 챔피언들이 나타난 반면에 유럽 국가들은 부존 에너지도 부족하고 내수 시장이 작기에 정부가 적극 나서서 내셔널 챔피언을 만든 후 이를 글로벌 챔피언으로 육성한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미국의 경로가 아닌 유럽의 경로를 따라야 할 것이다.

전통 에너지, 신에너지, 재생에너지, 2차전지, 에너지 솔루션 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합병법인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원전 팀코리아 모두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글로벌 챔피언은 일자리 및 부가가치를 늘릴 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족 국가 국민의 자존심도 높여줄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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