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2년째 휴관…국립자생식물원, 열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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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호 사립 식물원'에서 국립으로 전환된 강원도 평창 한국자생식물원이 개원 3개월 만에 휴관에 들어가 2년 가까이 문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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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건축물 적발’이 직접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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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호 사립 식물원’에서 국립으로 전환된 강원도 평창 한국자생식물원이 개원 3개월 만에 휴관에 들어가 2년 가까이 문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누리집에 들어가면 ‘연구동 신축 공사로 임시휴관하게 되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뜬다. 휴관 기간은 ‘2022년 10월13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로 적혀 있다.
지난 2월 올린 공지사항에도 ‘식물원 휴관이 길어지고 있어 방문을 계획하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며, 하루빨리 연구동을 완공해 관람객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정확한 재개원일은 누리집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만 나와 있다. 하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의 휴관은 식물원 안에서 불법건축물이 적발됐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식물원은 국립으로 전환해 문을 연 지 3개월 만인 2022년 10월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건축물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 식물원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산림청이 식물원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불법건축물의 존재를 알고도 개원을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논란 확산을 우려해 조용히 임시휴관을 결정한 것이었다. 평창군은 2022년 12월 연구동 해체 명령을 내렸다.
식물원은 현재 운영 주체인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휴관 직후 불법건축물 해체 작업에 착수해 지난해 1월 해체 신고를 마쳤으며, 지난해 6월 시작한 연구동 신축 공사를 12월 마무리하고 사용승인 절차를 밟는 중이다.
문제는 식물원의 국립 전환 뒤 재개원을 앞두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법건축물 문제를 마무리 짓지 않고 시설을 개방했다가 임시휴원 사태까지 초래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자생식물원은 2021년 3월 산림청에 민간소유자 기부서가 제출됐고, 6월 국유재산으로 이관돼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7월 산림청 산하 ‘국립한국자생식물원’으로 재개원했다.
시민 김아무개(62)씨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연구동 짓는다는 공고 하나 내놓고 임시휴관한 지도 벌써 2년 가까이 됐다. 연구동 신축이 필요했다면 식물원을 넘겨받고 개관하기 전에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쪽은 “연구동이 관람객 편의와 식물원 관리를 위한 가장 중심 기능을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연구동 신축을 위해 식물원 전체를 휴관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모든 공사와 준비를 끝냈으며, 오는 26일에는 식물원을 일반에 다시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9년 평창군 대관령면에 문을 연 한국자생식물원은 한국 특산식물과 희귀 자생식물, 멸종위기 식물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최대 자생식물원으로 이름이 높다. 설립자 김창열 원장이 평생 일궈온 식물원의 토지 10㏊와 건물, 자생식물 등을 산림청에 기부하면서 국립 식물원이 됐으며, 기부한 땅과 식물 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200억원이 넘는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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